버지니아 지방선거 투표일인 4일 애난데일 한인타운에 설치된 투표소에는 한인 고령자들의 투표권 행사가 이어졌다.
에버그린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는 윤기지(91) 씨는 이날 오전 9시50분께 애난데일 소방국을 찾아 투표했다.
지팡이를 짚고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윤 씨는 “오래 살아 투표할 수 있다는 것과, 미래 한인사회 권익을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가, 내가 찍은 사람이 꼭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나온 박중원(91) 씨는 “살아 있는 동안 계속 투표할 것이다”며 “한 표 한 표가 크고 소중하다. 새로 선택을 받은 당선자들이 버지니아를 더 살기 좋게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아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한 할머니는 신분증 확인을 마친 뒤 공손히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기표를 하고, 투표함에 집어넣은 후 웃으며 투표소를 빠져나와 관심을 끌었다.
타이슨스의 투표소를 이른 아침 찾은 60대 김모 씨는 “지역 일꾼을 선출하는 데 한 몫을 했다는 자부심을 가진다”면서 “한인 중.장년층에 비해 젊은층의 투표 참여가 저조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하면서 투표 참여의 중요성을 알리는 운동을 범사회적으로 전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새벽부터 애난데일 투표소 입구에서 안내 봉사활동을 펼친 워싱턴 통합노인연합회 우태창 회장은 “우리의 권익을 찾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연합회 봉사원으로 참여한 최희대 명예회장은 “매해 선거 관련 캠페인과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해마다 한인 투표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어 특히 이번 선거에는 80대 이상 어르신들의 참여가 부쩍 늘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투표에 참가한 한인 유권자들은 주지사, 부주지사, 법무장관, 그리고 주 하원을 선출하는 데 소중한 한 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