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월드시리즈 우승 축하 행사에게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월드시리즈 우승 카퍼레이드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의 2025년 월드시리즈 우승 퍼레이드가 클레이튼 커쇼(37)의 선수로서 마지막 행사였다. 우승 주역들을 뒤로하고 우승 축하 행사에서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커쇼는 눈물을 꾹 참고 18년을 함께한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다저스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LA 도심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기념 카퍼레이드를 열었다. ‘MLB.com’에 따르면 약 25만명의 인파가 LA 거리에 몰려나와 엄청난 열기를 뿜어냈다. 대형 2층 버스에 올라탄 다저스 선수단이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시민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한 가운데 5만2700명의 팬들이 운집한 다저스타디움에서 그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마지막을 장식한 선수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도, 월드시리즈 MVP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아니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한 커쇼가 마지막 주인공이었다. 1년 전 이맘때 우승 퍼레이드에서 커쇼는 “(부상으로) 난 이번 우승에 한 게 없지만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 세상에서 가장 기분 좋다. 평생 다저스 선수가 되겠다”고 선언한 지 1년 만에 다저스 원클럽맨으로 우승과 함께 유니폼을 벗었다.
커쇼는 “오늘은 울지 않겠다고 프레디 프리먼에게 말했다. 그게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색해지지 않게 해보겠다”며 입을 뗀 뒤 “지난 18년간 정말 감사하다. 18년간 경기장을 찾아와 우리가 하는 모습을 지켜봐줘서, 나와 내 가족을 응원해줘서, 우리에게 준 모든 것에 감사하다”고 팬들에게 먼저 감사 인사를 했다.
[사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월드시리즈 우승 축하 행사에게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월드시리즈 우승 카퍼레이드에서 다저스 팬들이 클레이튼 커쇼에게 감사를 표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어 커쇼는 “팀 동료들에게도 고맙다. 여러분은 세계 최고다. 세계 최고의 팀이고, 내가 기억하는 한 항상 세계 최고의 팀이었다”며 “작년에 난 평생 다저스 선수라고 말했다. 오늘 그 말이 현실이 됐다. 그리고 오늘 난 ‘평생 챔피언’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 이건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다”며 우승으로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것에 큰 의미를 뒀다.
끝으로 커쇼는 “이 순간을 선사해줘서 감사하다. 이 순간을 함께한 팀 동료들에게, 이 순간을 만들어준 구단에 감사하다. 이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여기 있는 다섯 명(가족들)에게도 감사하다. 정말 사랑한다. 여러분 모두에게 깊이 감사하다”며 “내년에도 우리는 또 하나의 우승을 할 것이다. 나도 여러분과 함께 그 모습을 지켜볼 것이다”는 말로 이제는 팬으로서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3연패를 응원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커쇼의 목소리는 떨렸고, 눈가도 촉촉했지만 약속대로 울지는 않았다. 다저스 선수로서 18년의 위대한 커리어를 마무리한 대선수는 웃으며 안녕을 고했다.
[사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왼쪽)가 월드시리즈 우승 후 오타니 쇼헤이와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쇼는 월드시리즈 우승이 확정된 날에도 울지 않았다. 우승 확정 직전인 11회 사사키 로키와 함께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던 커쇼는 병살타로 경기가 끝난 순간, 아웃카운트를 착각해 경기가 끝난 줄 몰랐다. 눈이 마주친 조시 바드 불펜코치가 “우리가 월드시리즈를 우승했어”라고 외치는 것을 들은 커쇼는 “정말이야?”라고 되물었다. 한 박자 늦게 우승을 알아차린 커쇼는 불펜에서 뛰쳐나와 만세를 부르며 마운드에 뒤엉켜 기뻐하는 선수들 사이에 파묻혔다.
지난 3일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커쇼는 우승 후 “슬픈 감정은 없다. 왜냐하면…이게 얼마나 멋진 일인가? ‘내 인생 마지막 경기가 월드시리즈 7차전 승리였다’고 영원히 평생 말할 수 있게 됐다. 이건 대본으로도 쓸 수도 없고, 글로도 표현할 수도 없다. 시속 88마일(141.6km) 공을 던지지 못했지만 이보다 완벽한 마무리는 없다”며 최고의 피날레를 기뻐했다.
유니폼을 벗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커쇼는 이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네 자녀를 둔 커쇼인데 아내 엘렌이 다섯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 시즌 말미에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사장이 커쇼에게 구단 운영팀에서 일할 것을 제안했지만 커쇼는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는 “당분간 풀타임으로 일할 생각은 없다. 풀타임 아빠 역할만 있을 것이다”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사진] 클레이튼 커쇼 부부와 네 자녀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왼쪽)가 아들 찰리, 쿠퍼와 함께 외야로 걸어가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