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5일 예정된 소방공무원 격려 오찬 일정에 불참했다. 최근 아세안(ASEAN) 정상회의부터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까지 이어진 ‘외교 슈퍼위크’ 일정의 강행군으로 인한 피로 누적이 원인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소방공무원 격려 오찬은 강훈식 비서실장 대참으로 진행된다”고 공지했다. 당초 이 대통령은 대통령실에서 소방공무원들을 직접 만나 격려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몸살 여파로 일정이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부터 연이어 열린 아세안 및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15차례의 양자회담과 4회의 업무 오·만찬을 소화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에 이어, 현지 동포 만찬 간담회와 개별 정상회담 등을 잇따라 진행했다.
귀국 후에도 한미·한중·한일 정상회담 준비와 함께 APEC 정상회의 일정에 돌입해 미·중·일 등 13개국 정상과 잇달아 회담을 가졌다. 특히 이번 APEC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세 협상을 직접 논의할 수 있는 핵심 무대로 꼽히며,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한 전략 구상에 상당한 시간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 대표,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 등을 잇따라 만났다.
APEC 이후에도 외교 일정은 계속됐다. 지난 2일에는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 및 오찬을 진행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으며, 4일에는 국회를 찾아 202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이어 방한 중인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및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 문제를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몸살이 걸려 목소리가 좋지 않다. 이해해 달라”며 회의 중 여러 차례 목을 가다듬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