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39)가 팔꿈치 수술로 내년 시즌 전체를 결장한다. 내년 연봉이 16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30억원에 달하는데 벌써 시즌 아웃이다.
다르빗슈는 5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팔꿈치 내측측부인대(UCL) 보강 수술을 받아 2026시즌을 결장한다고 밝혔다. 재활에 12~15개월 걸리는 큰 수술이다.
다르빗슈는 “지난달 30일 키스 마이스터 박사에게 수술을 받았다. 팔꿈치 굴곡근을 복원하고, UCL에 보강재를 부착했다. 2026시즌에는 던질 수 없다. 다시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재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다르빗슈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 등판 후 피로감을 호소했고,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5월 중순 재활 등판 이후 회복 상태가 좋지 않아 복귀가 지연됐고, 7월에야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라왔다.
부상 후유증인지 15경기에서 72이닝을 던지며 5승5패 평균자책점 5.38 탈삼진 68개에 그쳤다. 2012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가을야구에서도 시카고 컵스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1이닝 4피안타 1사구 1탈삼진 2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며 패전을 안기도 했다. 시즌 중에도 스스로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얼마나 더 던질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말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다르빗슈는 2023년 2월 샌디에이고와 6년 1억8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 30경기(194⅔이닝) 16승8패 평균자책점 3.10 탈삼진 197개로 활약하며 42세 시즌까지 보장받았지만 연장 계약 후 매년 계단식 하락을 거듭 중이다.
2023년 24경기(136⅓이닝) 8승10패 평균자책점 4.56 탈삼진 141개, 지난해 16경기(81⅔이닝) 7승3패 평균자책점 3.31에 이어 올해는 최악의 성적을 찍었다. 3년 연속 규정이닝을 넘기지 못할 만큼 크고 작은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
[사진]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결국 내년에는 수술로 시즌 아웃되며 30대 후반 노장 투수에게 장기 계약을 안긴 샌디에이고의 도박은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다르빗슈는 내년 1600만 달러, 2027~2028년 1500만 달러로 총 4600만 달러 잔여 연봉이 남아있다. 2027년 부상에서 돌아오더라도 41세의 나이라 재기를 장담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갖고 있는 메이저리그 아시아 투수 최다 124승 기록을 넘는 것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2012년 데뷔 후 메이저리그 13시즌 통산 115승을 기록 중인 다르빗슈는 박찬호 기록까지 9승을 남겨놓고 있다. 10승을 거두면 아시아 투수 최다 125승 신기록이다. 115승 전부 선발승으로 이 부문에선 박찬호(113승)를 넘어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123승) 다음이다.
정상적인 몸이라면 한 시즌에 10승도 쉽게 달성한 다르빗슈이지만 에이징 커브가 뚜렷한 지금 박찬호의 기록을 넘는 게 쉽지 않아졌다. 다르빗슈는 2015년에도 팔꿈치 토미 존 수술을 받아 시즌 전체를 결장한 바 있지만 그때는 29세로 지금보다 10살이나 젊을 때였다.
다르빗슈의 시즌 아웃으로 샌디에이고도 비상이 걸렸다. 마이클 킹이 상호 옵션을 포기한 채 FA 시장에 나왔고, 딜런 시즈도 FA로 풀리는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의 이탈로 선발 세 자리가 비었다. 조 머스그로브가 토미 존 수술에서 돌아오지만 기존 닉 피베타, 랜디 바스케즈 외에는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다. 이번 오프시즌에 어떤 식으로든 선발 보강이 절실해졌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