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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17분 뛰고 1년 출장정지"...'귀화 조작' 말레이시아, FIFA 항소도 기각! '김상식호' 베트남 3-0 몰수승 현실 되나

OSEN

2025.11.0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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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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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말레이시아 축구대표팀의 변명이 통하지 않았다. 위조 서류를 사용한 선수 귀화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진출도 날아갈 위기다.

인도네시아 '시시아골'은 4일(한국시간) "FIFA는 말레이시아 대표팀의 귀화 선수 스캔들 항소를 기각했다. 말레이시아 축구협회(FAM)은 스포츠 중재 재판소(CAS)에 제소할 준비를 마쳤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FAM이 FIFA에 제기한 법적 노력이 막다른 길에 봉착했다. FIFA 항소위원회는 말레이시아 대표팀 귀화 선수 7명의 서류 위조 스캔들과 관련된 FAM의 항소를 공식적으로 기각했다. 이로써 벌금 및 12개월 출장 정지 중징계가 유지된다"라고 전했다.

다툭 유소프 마하디 FAM 회장은 FIFA의 결정에 놀라움과 실망감을 표하며 CAS 제소 의지를 밝혔다. FAM은 "CAS에 항소하기 전에 FIFA 측에 자세한 내용과 서면 사유를 요청할 예정이다. FAM이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변호사와 운영진은 매우 당혹스러워하고 있지만, 국제 무대에서 선수들의 권리와 말레이시아 축구의 이익을 위해 계속해서 굳건히 싸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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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캔들은 지난 9월 FIFA가 말레이시아 대표팀으로 귀화한 선수 7명의 시민권 서류가 위조됐음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FIFA에 따르면 FAM은 선수들의 조부모가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것처럼 출생 증명서를 위조했다.

해외 출생 선수들은 FIFA의 '조부모 규칙'에 의거해 친부모나 조부모가 태어난 국가만 대표할 수 있다. 이는 대표팀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외국 선수를 데려오는 걸 막기 위함이다.

하지만 FAM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네덜란드, 스페인에서 태어난 선수들의 조부모 출생지를 말레이시아로 조작했다가 들통났다. 올해 초 7명의 선수 조부모가 페낭과 말라카 등 말레이시아 도시에서 태어났음을 보여주는 출생 증명서를 제출했지만, FIFA 조사 결과 조부모들의 출생 국가도 선수들의 출생 국가와 일치했다. 

적발된 선수들은 가브리엘 팔메로, 파쿤도 가르세스, 로드리고 홀가도, 이마놀 마추카, 주앙 피게이레두, 존 이라사발 이라우르기, 헥토르 헤벨이다. FIFA는 해당 선수들과 FAM에 '위조 및 변조에 관한 제22조' 위반 혐의로 중징계를 내렸다. 특히 선수들은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선수 커리어 자체가 위기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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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는 말레이시아의 서류 위조를 두고 "순수하고 간단한 부정행위의 한 종류"라고 강조했다. 호르헤 팔라시오 FIFA 징계위 부위원장은 "위조 행위는 축구의 기본 원칙의 핵심을 어긴다. 이는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뿐만 아니라 투명한 스포츠의 본질적 가치와 공정한 플레이의 원칙도 해친다"라고 꼬집었다.

말레이시아 측은 곧바로 반발했다. 행정직원이 수행한 서류 제출 과정에서 '기술적 결함'이 발견되었다며 고의적인 문서 조작이 아니라 단순한 행정직원의 실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관련 선수들 모두 말레이시아의 합법적 시민임을 단언할 필요가 있다"라며 불법 귀화가 절대 아니라고 잡아뗐다.

그러나 FIFA 보고서에 따르면 FAM은 선수들의 혈통과 관련해 외부 기관으로부터 연락받았으며 문서의 진위 여부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제대로 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앞서 FIFA는 "원본 출생 증명서는 제공받은 문서와 뚜렷이 달랐다. 관련 원본 문서를 방해 없이 확보할 수 있었다"라며 "FAM의 적절한 조사가 부족했다"라고 못 박았다.

당연히 FIFA는 FAM의 항소도 기각했다. 이제 말레이시아는 CAS 제소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대로 1년 자격 정지가 확정된다면 선수들은 졸지에 커리어가 끊길 처지다. 시시아골은 "마추카의 모든 걸 바꾼 17분. 그는 베트남전에서 단 한 경기, 교체로 17분을 뛴 뒤로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FIFA는 공식적으로 1년 출장 정지를 내렸다. 마추카는 그들 중 가장 운이 좋지 않을지도 모른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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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선수들이 출전한 경기들이 모두 몰수패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6월 열린 아시안컵 최종 예선 경기에서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을 4-0으로 격파하며 충격을 안겼다. 선발 11명 중 9명이 귀화 선수였고, 피게이레두와 올가도는 직접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말레이시아의 베트남전 대승은 큰 화제를 모았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에서도 강호로 분류되지 않았기 때문. 베트남 내에서는 김상식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질론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말레이시가 '가짜 귀화' 선수들을 앞세워 베트남을 무너뜨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오히려 베트남의 3-0 몰수승으로 뒤바뀔 수 있게 됐다.

몰수패가 결정되면 베트남이 아시안컵 본선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AFC는 내년 3월 전까지 판단을 내리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레소토전에서 출전 정지된 선수를 기용했다가 0-3 몰수패 처리된 바 있다. 말레이시아의 미래도 비슷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사진] 시시아골, 윈스포츠 TV, 베트남 축구협회 소셜 미디어.


고성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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