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3·삼성생명)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23세의 나이에 이미 ‘전설’ 반열에 오른 그녀의 독주는 중국 배드민턴계를 뒤흔들었다. 자국 코치들조차 “우린 아직 안세영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반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4일(이하 한국시간) 발표한 2025년 45주차 세계랭킹에 따르면 안세영은 여자 단식 세계 1위를 굳건히 지켰다. 9관왕 시즌을 완성한 그녀는 56주 연속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고 통산 118번째 1위 주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배드민턴 사상 전례 없는 기록이자 전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지배력이다.
넷이즈는 “안세영의 기량은 너무 완벽하다. 지금 페이스라면 150~200주 연속 1위도 가능하다”는 현지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팬들은 이제 안세영이 일본의 모모타 겐토가 2019년 세운 단일 시즌 11회 우승 기록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안세영은 이달 18일 개막하는 호주 오픈(슈퍼500)과 12월 월드투어 파이널을 통해 ‘모모타 기록’과의 승부에 나선다.
안세영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중국 언론의 자성까지 이끌었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최근 “중국 배드민턴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아직도 안세영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매체는 “안세영이 3년 넘게 배드민턴계를 장악하고 있지만, 중국 코칭진은 여전히 그녀의 영리한 경기 운영을 해석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대표팀 코치 뤄이강은 그동안 “안세영은 별 거 아니다”라는 말로 선수들을 자극해왔다. 또 다른 코칭스태프들은 “그녀를 흔들어 체력을 소모시키라”는 지시를 반복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전략은 완전히 실패했다. 오히려 안세영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과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중국 강자들을 압도했다.
시나스포츠는 “중국 코칭진은 안세영의 진짜 강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단순히 빠른 선수가 아니다. 체력, 판단력, 샷 선택, 경기 설계 능력까지 완벽한 밸런스를 갖추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이제는 ‘안세영은 별거 없다’는 말을 거둘 때다. 중국 대표팀은 안세영의 진정한 능력을 인정하고, 새로운 분석과 대응을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안세영은 이제 배드민턴계의 ‘기록 제조기’다. 그녀가 뛰는 대회는 곧 결승이고 결승은 곧 우승으로 이어진다. 세계랭킹 1위라는 숫자는 그녀의 탁월함을 설명하기엔 부족할 정도다. 아직 23세, 하지만 이미 ‘전설’이라는 단어가 가장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이름이 됐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