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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에 실제로 편지 배달될 줄은 몰랐다”

중앙일보

2025.11.06 07:26 2025.11.06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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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에게 편지를 보낸 박보경·김현우·이제현·김정혁씨(왼쪽부터). [사진 한국외대]
“또래들과 고민을 터놓고 얘기하고 싶은 마음에 쓴 건데 화제가 될 줄은 전혀 몰랐어요.”

한국외대 국제학부에 다니는 이제현(24·20학번)씨는 6일 기자와 통화하며 연신 멋쩍어했다. 자신이 초안을 쓴 편지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경북 경주 소노캄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언급한 일을 얘기하면서다.

당시 시 주석은 “며칠 전 받은 편지에는 구절구절 학생들의 한·중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었다”며 “양국이 청년 간 교류를 활성화해 양국 우호 사업이 대대로 이어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씨는 외교부 산하 한·아프리카재단 조사연구부에서 국가근로장학생으로 일하며, 중국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미국은 아프리카 지원을 중단하는데, 중국은 인프라 투자를 늘려가는 행보에 눈길이 갔다고 했다. 지난해 8월 외교부 등이 주관한 ‘2024 한·일·중 3국 청년모의정상회의’에 참여했을 땐 3국 대학생의 고민이 맞닿아 있는 걸 깨달았다. “3국 청년들이 교류할 기회가 늘었으면 했는데, 마침 시 주석이 APEC 정상회의 때 방한한다기에 ‘기회다’ 싶었죠.”

이씨는 같은 학부 김현우·박보경(24학번)씨, 김정혁(21학번)씨와 함께 A4용지 한쪽, 636자 분량의 편지를 썼다. 양국 청년들이 보호무역주의·기후변화·고령화·일자리 등 공통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내용과 함께 “이러한 도전들이 양국 청년들이 더욱 가까워지고 함께 지혜를 모을 기회라고 믿는다”라고 적었다. 이어 “청년들이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나누며 우정을 쌓고 동아시아의 미래를 함께 그려갈 수 있는 교류의 장이 더욱 확대되길 희망한다”라고 썼다.

이씨 등은 지난달 20일 이 편지를 주한 중국 대사관에 보냈다. 하지만 편지가 실제 시 주석에까지 ‘배달’될 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했다고 한다. 편지 작성에 참여한 박보경(20)씨는 “대사관에서 답이 없어 잊고 있었는데 (시 주석의) 화답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이빙(戴兵) 주한 중국 대사는 5일 입장문을 내고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외대를 찾아 청년들과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심석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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