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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최초 女하원의장 펠로시 정계 은퇴…"재선 출마 안한다"

중앙일보

2025.11.06 07:33 2025.11.06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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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하원의원(캘리포니아주)이 지난해 11월 6일(현지시간)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승복 연설을 듣기 위해 위싱턴 하워드대학교 교정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소속으로 연방 하원의장을 지낸 낸시 펠로시(85) 하원의원이 내년 11월 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펠로시는 이날 X에 “감사합니다. 샌프란시스코”란 글과 함께 올린 영상에서 자신의 선거구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유권자들을 향해 “저는 의회에서 여러분의 목소리로 봉사해 온 것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며 “그래서 저는 샌프란시스코 시민 여러분께 가장 먼저 이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다. 저는 의회 재선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1987년 첫 당선 이후 이어온 정계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이번 발표는 오랜 민주당 의원이었던 펠로시가 38년간의 의원 생활을 마감하고 곧 은퇴 의사를 밝힐 것이라는 최근 제기된 추측을 종식한 셈이라고 CNN이 전했다. 정치권에선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펠로시의 은퇴설이 돌았다고 한다.

펠로시는 미국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하원의장으로, 두 차례(2007~2011년, 2019~2023년) 의사봉을 잡았다. 2007년 취임 당시 그는 “200년을 기다려온 순간”이라며 여성의 정치적 도약을 상징하는 발언을 남겼다. 1940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정치인 가문 출신으로 태어난 그는 47세에 전업주부에서 정계로 뛰어들었다. 이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의장을 역임하며 ‘정치 9단’으로 불렸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2020년 2월 미 워싱턴 의회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연두교서)이 끝난 후 트럼프 대통령이 건넨 연설문을 찢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의 입법 업적은 굵직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통과를 주도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 차례의 탄핵소추안을 이끌었다. 트럼프 1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마치자 뒤에서 연설문을 찢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펠로시는 최근까지도 민주당 내 영향력을 유지해왔다. 2024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선 완주 포기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같은 해 바이든 대통령에게서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고 한다. CNN은 “펠로시는 민주당을 단단히 통제한 지도자였으며, 당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악시오스는 “그의 은퇴는 워싱턴 정가의 한 시대가 저무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캘리포니아 정치권에도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한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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