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걸 두고 7일 진실공방을 벌였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김 실장이 국감에 언제든 출석할 수 있도록 경내(용산 대통령실)에 대기하도록 지시했다고 공지했다. 여야가 합의하면 출석하겠다는 의미였지만, 합의가 무산되며 결국 김 실장도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대통령실과 여당이)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며 맹비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실장 경내 대기 지시 공지를 “엽기적인 언론 브리핑”이라 지칭하며 “대통령실은 국회가 의결하면 출석하겠다고 하면서 국회로 공을 미루고, 여당은 야당의 거듭된 요청에도 요지부동으로 합의를 거부했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베일 속 주인공이 끝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현지 없는 현지국감”이라고 올해 국감을 총평했다. 이어 “김현지라는 이름만 나오면 발작하며 육탄 방어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모습을 보면서, 현 정권이 이재명·김현지 공동 정권이라는 항간의 이야기가 결코 근거가 없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덧붙였다.
전날 국감에서 김 실장이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후보자 사퇴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강 후보자가) 대통령실 분위기도 물어보고 이랬던 과정이 있었던 것 같다. 제가 그 비서관(김현지)을 불러서 주의를 주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라’고 이야기했다”고 답변한 걸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곽규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처음에는 전화한 적이 없다고 딱 잡아떼더니 결국 사실관계가 확인됐다. 김현지 실장이 실세라는 방증”이라고 했다.
개혁신당 역시 “김현지 방패전“을 언급하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동훈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김현지를 부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행정관 70명을 같이 부르겠다’고 했다. 정권의 핵심이라는 자백”이라며 “최순실도 이런 대접은 받지 못했다. 김현지 여사를 숨기는 한, 이재명 정부는 결코 투명한 정부라 부를 수 없다”고 했다.
반면에 민주당에선 “김 실장을 출석시킨다면 정진석 전 비서실장을 부르겠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협상이 불발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운영위 소속인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실제로 간사 간 협의 중에 출석 얘기도 있었다. 애초 국민의힘에서 김현지 실장을 부를 생각이 없었다”며 이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