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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핏줄 터지고 얼굴 부상…아수라장 국회 '자업자득' 논란

중앙일보

2025.11.08 12:00 2025.11.0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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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원) 6선 동안 국감을 22번째 했지만 이런 경험은 난생처음이다.”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사위 국정감사가 모두 끝난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실핏줄이 터진 눈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이다. 추 위원장은 “국감 기간 안구 실핏줄이 터져 아직 벌겋게 충혈되어 있고 법사위 왼쪽 줄의 고성과 고함지르기에 몇 주간 노출된 귀까지 먹먹해지는 이상 증세를 보였다”며 “국감을 마치자 안과와 이비인후과를 연속으로 다녀와야 했다”고 했다.

 지난 3일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법사위 왼쪽 줄의 고성과 고함 지르기″라며 충혈된 눈 사진을 공개했다. 페이스북 캡처
추 위원장이 말한 ‘왼쪽 줄’은 국민의힘 법사위원인 곽규택·나경원·박준태·송석준·신동욱·조배숙·주진우 의원이 앉은 좌석을 뜻한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 때문에 눈에 실핏줄이 터지는 등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호소한 것이다. 법사위 국감이 진행되는 동안, 추 위원장은 “야당 위원들이 국감을 방해해서 회의 진행이 몹시 곤란하다”는 발언을 빈번하게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나서 “또다시 위원장석을 점거하듯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접근하면 국회 선진화법에 형사고발 할 것을 주문했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과거에도 의원의 ‘부상 토로’는 법사위 등 여야가 격돌하는 상임위를 중심으로 심심치 않게 있었다. 지난해 7월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오른쪽 뺨에 얼음 주머니를 대고 있는 사진을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가 열린 법사위 회의장에서 여야 의원이 뒤엉켜 벌어진 몸싸움에 휘말리며 뺨과 허리에 부상을 입어서다.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저는 제일 앞에서 저지선을 뚫는 역할을 맡았다. 회의장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얼굴과 허리에 부상을 입었다”며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온몸에 멍이 들고 허리도 제대로 펴기 힘들다. 하지만 처참하게 짓밟히고 쓰러진다 해도 윤석열 정권과 투쟁을 멈출 수는 없다”고 했다. 당시 전 최고위원은 뺨에 큰 반창고를 붙인 채 한동안 일정을 소화했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해 7월 20일 "선봉에서 맞서 싸우겠다"며 뺨에 얼음주머니를 대고 있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페이스북 캡쳐
다만 ‘상대 당 때문에 힘들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토로에 국민의힘은 “자업자득”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추 위원장을 겨냥해 “힘들면 제발 (법사위원장직을) 그만둬라. 안 말린다”며 “본인이 증인들 윽박지르다 실핏줄 터진 게 뭐 대단하다고 SNS에 올리느냐. 개딸들로부터 ‘우쭈쭈’ 받겠다는 의도”라고 비꼬았다. 전 최고위원이 뺨에 상처를 입었을 당시에도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누가 (다치게) 했는지 확인했느냐”,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도 지금 다쳤다. 법사위원장이 밟고 지나가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국회의원의 고충은 적극 어필되는 것에 비해 보좌진 등 실무진의 어려움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선 과방위 소속 직원들이 잇달아 과로로 쓰러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과방위 직원 3명이 과로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며 “최민희 위원장이 일방 주도하는 과방위의 살인적 일정은 이미 국회에서 악명이 자자하다”고 직격했다.

한 민주당 의원실 소속 선임비서관은 “국감 시기엔 오전 8시에 출근해서 오후 10시까지 일하는 게 부지기수”라며 “여야 공방이 치열한 상임위 소속이 아니라도 이렇게 힘든데, ‘법사위나 과방위 소속이 되면 퇴사할 것’이라는 얘기를 보좌진들끼리 자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수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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