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골프는 강풍 속 역전극으로, 여자 골프는 연장전으로 막을 내렸다.
박상현(42)이 9일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025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을 제패했다. 최종라운드에서 평균 초속 6m, 최고 초속 11m의 강풍이 나뭇가지를 휘청이게 하는 악천후 속에서도 마지막 홀 4.6m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박상현은 이 버디로 이날 1언더파 71타, 합계 11언더파를 기록해 이태희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해 42세인 박상현은 2005년 최광수·김종덕 이후 20년 만에 한 시즌 다승을 기록한 40대 선수가 됐다. 시즌 2승이자 KPGA 투어 통산 14승째다.
올 시즌 KPGA 최고의 스타 옥태훈은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10억7727만원), 덕춘상(최저 타수상, 69.579), 다승왕(3승)을 모두 휩쓸며 4관왕에 올랐다. 옥태훈은 경기 후 "100점 만점에 200점을 주고 싶은 시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시즌 톱10 피니시 10회로 이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경기 파주 서원힐스 골프장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종전 대보 하우스D 챔피언십에서는 황유민이 정상에 올랐다. 최종라운드 2언더파 70타, 합계 11언더파로 이동은·임희정과 공동 선두를 이룬 뒤 연장전에 돌입했다. 이동은은 2번째와 3번째 연장 홀에서 아이언샷을 핀에 가장 가깝게 붙이며 우승에 근접했다. 하지만 2번째 연장 홀에서 약 3m 버디 퍼트가 홀컵에 닿지 못했고, 3번째 연장 홀에서는 1.5m 버디 퍼트를 놓쳤다. 결국 황유민이 4번째 연장 홀에서 7m 버디를 성공시키며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연장전을 펼친 황유민과 이동은, 공동 24위에 오른 방신실은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3인방이다. 이들은 내년 미국으로 건너가 LPGA 투어 무대에서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황유민은 지난달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 우승으로 내년 L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고, 이동은과 방신실은 중국 교포 리슈잉과 함께 LPGA 투어 Q시리즈에 출전한다.
한편 일본 시가현 세타 골프장에서 열린 LPGA 투어 토토 재팬 클래식 최종일 4라운드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3라운드 공동 선두였던 하타오카 나사가 아라키 유나와 연장전 끝에 우승을 가져갔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신지애가 공동 6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윤이나는 LPGA 투어 진출 후 처음으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윤이나는 6번 홀까지 2타를 잃으며 공동 26위까지 밀렸으나,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3라운드 성적인 공동 10위가 최종 순위로 확정됐다. 공동 10위에는 무려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윤이나에게는 여러모로 행운의 비였다.
파주=성호준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