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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체납자 집 덮쳤더니…에르메스백 60개에 현금·순금 와르르

중앙일보

2025.11.09 21:51 2025.11.0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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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고가의 상가 건물을 팔고도 양도소득세를 신고하지 않았고, 이를 포함해 100억원이 넘는 세금을 체납했다. A씨와 A씨의 배우자는 별다른 소득이 없는데도 고액의 소송 비용을 썼고, 자녀의 해외 유학비와 체류 비용을 댔다. 국세청과 서울시 합동수색반은 재산 은닉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탐문을 통해 A씨의 실제 거주지를 특정했다. 이곳을 수색하자 주황색 상자 속에 담긴 명품 에르메스 가방이 60점 발견됐다. 합동수색반은 현금과 순금 10돈, 미술품 4점까지 포함해 약 9억원어치를 압류했다.
 국세청은 지난달 20~31일 7개 광역자치단체와 공조, 재산은닉 혐의가 있는 고액·상습 체납자를 합동 수색했다고 10일 밝혔다. 세금을 100억원 넘게 체납한 A씨의 실거주에서 발견된 명품 에르메스 가방. 연합뉴스〉
국세청이 지난달 20∼31일 7개 광역자치단체와 공조해 A씨처럼 재산 은닉 혐의가 있는 고액·상습 체납자를 합동 수색했다고 10일 밝혔다. 대상은 고액·상습 체납자 중 국세와 지방세를 모두 체납한 18명으로 이들의 체납액은 총 400억원 수준이다. 지방국세청·지자체 단위 10명 내외로 구성된 합동수색반은 그간 각각 보유했던 재산 은닉 정보와 지자체의 폐쇄회로(CC)TV, 공동주택 관리정보 등을 공유해 수색 대상자와 장소를 확정하고 탐문을 거쳐 현장 수색에 착수했다.

결제대행업 법인 대표이사인 B씨는 종합소득세 수억원을 체납했다. 금융거래 추적 결과 그는 고액의 현금을 인출했으나 사용처가 불분명했다. 소득 대비 지출이 과도한 점도 드러나 추적조사 대상에 선정됐다. 합동수색반은 B씨의 주소지를 한 차례 수색해 현금 1000만원과 고가 시계 2점 등을 압류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적은 현금과 B씨의 태연한 태도를 눈여겨보다 재차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B씨의 배우자가 여행용 캐리어 가방을 몰래 옮긴 사실을 확인하고 가방에 숨겨진 현금 4억원을 포함, 총 5억원가량을 추가로 압류했다.

국세청과 지자체는 이번 합동 수색으로 현금 약 5억원과 명품 가방 수십여 점, 순금 등 총 18억원 상당을 압류했다고 밝혔다. 압류된 가방 등 현물은 각 지방청이 전문 감정기관을 통해 감정한 후 공매 절차를 밟는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이날 “이번 합동 수색은 조세 정의 구현 차원에서 고액·상습 체납자 부처 간 협력 강화를 실천하기 위한 조치”라며 “세금을 고의로 회피하고 호화 생활을 하는 고액·상습 체납자가 더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단호히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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