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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 1명당 일자리 0.42개…제조업 부진에 IMF 이후 최소

중앙일보

2025.11.09 22:42 2025.11.0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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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부산시청 대회의실과 대강당에서 열린 '2025 부산청년 글로벌 취업박람회'를 찾은 청년구직자들이 벽에 기대어 설문지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조업 중심으로 고용 한파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가 0.42개에 그쳤다. 이는 10월 기준으로 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이후 27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고용서비스 통합 플랫폼 ‘고용24’를 통해 집계된 10월 신규 구인 인원은 14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4000명(19.2%) 줄었다. 신규 구직 인원은 33만5000명으로 같은 기간 2만 명(6.6%) 감소했다.

일자리 수가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 수보다 더 큰 폭으로 줄면서,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뜻하는 구인배수는 0.42까지 떨어졌다.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가 0.42개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이는 전년 동월(0.49)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1998년 10월(0.19) 이후 같은 달 기준 최저치다.

천경기 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명절 기간에는 구직자들이 간헐적으로라도 활동을 이어가지만, 기업들은 사실상 구인 활동을 멈추다 보니 구인 배수가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IMF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고용지표가 악화한 배경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부진이 꼽힌다.

지난달 말 기준 전체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68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9만7000명(1.3%) 늘었지만, 제조업과 건설업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 가입자는 384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4000명 줄어 5개월 연속 줄었다. 내국인만 보면 2023년 10월부터 25개월째 감소다. 건설업 가입자도 74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1만7000명 감소하며 27개월 연속 하락했다. 건설업 전반에 걸친 장기 불황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청년층과 장년층이 직격탄을 맞았다. 고용보험 가입자를 연령별로 보면 29세 이하 가입자는 9만 명 감소하며 2022년 9월 이후 38개월째 줄고 있고, 40대 역시 2만2000명 감소했다. 20대는 제조업(−2만6000명), 정보통신(−1만7000명), 도소매(−1만5000명), 전문·과학기술(−8000명) 등 주요 취업 분야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40대도 건설업(−1만3000명), 제조업(−8000명) 등에서 줄었다. 반면 60세 이상은 전년 동월 대비 18만6000명 늘어나는 등 노년층이 전체 가입자 증가세를 견인했다. 노동부는 “20대는 인구 감소 영향도 있지만, 제조업·IT 등 청년층 선호 산업의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한편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도 올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월 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역대 최장 기록이다. 올해 누적 지급액은 10조6795억원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김연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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