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에 따라 일부 항공 노선 재분배 절차가 시작됨에 따라 저비용 항공사(LCC)들도 노선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이행감독위원회는 국제·국내선 10개 노선에 대한 대체 항공사 신청 접수를 이날 마감한다. 이번에 대체 항공사 이전 절차를 개시한 노선은 미국 4개 노선(▶인천-시애틀 ▶인천-호놀룰루 ▶인천-괌 ▶부산-괌), 영국 1개 노선(▶인천-런던), 인도네시아 1개 노선(▶인천-자카르타) 등 6개 국제선 노선과 국내선 4개 노선(▶김포→제주 ▶제주→김포 ▶김포→광주 ▶광주→김포)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경쟁 제한 우려가 있는 34개 노선에 대해 대한항공 등이 대체 항공사에 공항 슬롯 및 운수권을 이전하도록 구조적 조치를 부과했다. 나머지 노선에 대해서도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슬롯·운수권 이전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복수 항공사에 따르면 이전 절차가 개시된 노선 중 LCC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국제선 노선은 ‘인천-자카르타’ 노선이다. LCC 중 장거리 운항을 할 수 있는 항공사가 많지 않아 미국·영국 등 노선 투입은 쉽지 않고, 포화 상태인 단거리·일본 노선 외에 동남아시아 신규 노선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다. 인천-호놀룰루 노선과 인천-런던 노선은 미국 경쟁당국과 영국 경쟁당국이 각각 에어프레미아와 버진아틀란틱을 대체 항공사로 이미 지정했다.
국내 LCC 중에서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이 자카르타 노선 이전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0월부터 인도네시아에 인천-바탐, 인천-발리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부터 부정기편으로 인천-마나도 노선을 운항 중이다. 한국-인도네시아를 오가는 항공편은 양국 간 항공회담에 따라 운수권을 확보해야만 항공시장에 진입할 수 있어, 이번 기회에 확보하려 할 수 있다.
한 LCC 관계자는 “자카르타 노선이 비행기를 띄우면 수익성이 무조건 보장되는 노선까지는 아니지만, 이미 다른 노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한 번 입성하면 경쟁사는 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노선”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 공장이 자카르타 인근에 있고, 포스코인터내셔널 합작법인도 위치해 출장 등 상용 수요도 있다는 판단이다.
대체 항공사 선정은 올해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행감독위원회의 1차 심사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과의 독립성 여부, 그 외 경쟁 제한 우려가 없는지 등 대체사 적격성을 따진다. 국토교통부의 2차 심사에는 안전성, 이용자 편의, 취항 계획 구체성, 지속 운항 가능성, 지방 공항 활성화 기여도 등을 평가한다. 이달 말 1차 심사 이후 적격사를 통보한 뒤, 12월 2차 심사를 거쳐 다음 달 말 선정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