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정전으로 힘든데…우크라 에너지기업 뒷돈 의혹
정부 계약금액 10∼15% 리베이트…1400억원 규모 돈세탁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 공격을 받아 전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국영 에너지 기업들의 부패 의혹이 불거졌다.
우크라이나 국가반부패국(NABU)은 10일(현지시간) 원자력공사 에네르고아톰을 비롯해 국영 에너지 기업에 대한 수사의 일환으로 이날 70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전했다.
반부패국은 텔레그램 계정에서 이날 압수수색을 위해 15개월간 수사와 1천시간 분량의 도청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에네르고아톰의 고위급 간부 등이 협력사들, 특히 에너지 인프라 보호 구조물 건설에 참여한 기업들에게 정부 계약 금액의 10∼15%에 해당하는 리베이트를 조직적·체계적으로 받아 온 것으로 파악했다.
협력사가 제공한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대금 지급을 끊는다거나 협력사 지위를 박탈하겠다는 식으로 이들을 협박해 뒷돈을 챙겨왔다는 것이다.
당국은 이들이 범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전 국영자산기금 부의장 같은 인물을 포섭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이들이 이렇게 챙겨온 뒷돈을 키이우 중심가의 별도 사무실에서 관리하고, 역외 기업 네트워크를 통해 자금 세탁을 한 것으로 의심한다. 세탁된 자금 규모는 1억 달러(약 1천4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당국은 피의자들의 신원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이들 가운데엔 유명 기업인과 에너지 산업 관계자들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겨울을 앞두고 서로의 에너지 시설을 집중 타격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이로 인해 양국에선 전력 공급이 수시로 차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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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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