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벼랑 끝에 몰린 수원 KT가 결국 버텨냈다. 하윤기의 결승 자유투 한 방이 팀을 구했다.
KT는 11일 원주DB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LG전자 프로농구 원주 DB와의 경기에서 65-64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조엘 카굴랑안과 데릭 윌리엄스의 맹활약, 그리고 마지막 순간 하윤기의 침착한 손끝이 3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이날 승리로 KT는 8승 6패로 단독 4위로 올라섰다. 반면 최근 상승세를 타던 DB는 연승 행진이 멈췄다. 8승 5패로 3위를 지켰지만, 홈에서 놓친 아쉬움이 컸다.
1쿼터는 DB의 흐름이었다. 이선 알바노가 초반부터 3점포를 터뜨렸고, 엘런슨과 김보배가 연속 득점을 올리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KT는 하윤기의 덩크슛과 윌리엄스의 돌파로 반격했지만, 4분 이후 공격이 묶였다. 종료 직전 DB가 연이은 3점 플레이로 점수를 벌리며 21-14로 앞섰다.
하지만 2쿼터부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조엘 카굴랑안이 혼자 흐름을 바꿨다. 점퍼, 돌파, 속공까지 완벽했다. 그의 연속 득점으로 KT는 27-23 역전에 성공했다. DB는 집중력을 잃고 8분 동안 단 2점에 그쳤다. 정창영의 3점까지 터지며 KT는 35-23, 두 자릿수 점수차를 만들었다. 카굴랑안이 2쿼터에만 12점을 몰아넣으며 전반을 38-31로 마무리했다.
[사진]OSEN DB.
3쿼터 들어 KT는 외곽에서 불을 뿜었다. 윌리엄스와 문정현, 한희원의 3점슛이 연달아 꽂히며 49-32로 달아났다. 수비에서도 철벽이었다. 하윤기와 문정현이 골밑을 단단히 지키며 DB의 공격 루트를 봉쇄했다. DB는 알바노의 분전에도 좀처럼 점수 차를 줄이지 못했다. 엘런슨이 막판 득점으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지만, KT가 57-45로 앞서며 3쿼터를 끝냈다.
모든 게 순조로운 듯 보였던 KT는 4쿼터 들어 흔들렸다. DB의 수비 강도가 급격히 올라갔고, KT의 공격이 멈췄다. 박인웅의 연속 3점포, 엘런슨의 외곽슛이 터지며 점수는 순식간에 56-58로 좁혀졌다. KT는 작전타임으로 진정에 나섰지만, DB의 기세는 식지 않았다.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엘런슨의 자유투로 61-62, 1점 차. 숨이 막히는 접전이었다. KT는 카굴랑안이 미들슛으로 한숨을 돌렸지만, 곧바로 엘런슨이 3점을 꽂으며 64-64 동점을 만들었다. 남은 시간은 30여 초. KT의 마지막 공격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경기의 결말은 자유투에서 갈렸다. 남은 6초, 리바운드 싸움 끝에 하윤기가 파울을 얻어냈다. 극도의 긴장 속에서도 그는 두 번째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팀을 다시 앞세웠다. DB의 마지막 공격은 림을 외면했고,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65-64, KT의 한 점 차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