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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서 쓰러진 20대女 죽었다…CCTV가 깐 여동생 커플 배신

중앙일보

2025.11.13 21:39 2025.11.1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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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의 이면에는 뉴스 한 줄 만으론 알 수 없는 다층적인 삶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오늘의 추천!더중플은 ' 현직 형사과장의 크라임 노트'(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289)입니다. 박원식 서울 중랑경찰서 형사과장은 33년 경력의 경찰관입니다.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했고 범죄학을 전공한 그는 사건을 집요하게 들이파기도 하지만, 그 속의 사람들의 마음까지 읽는 경찰입니다. 그가 맡았던 굵직한, 마음에 파문을 남긴 사건들을 회고하는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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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속의 그늘진 새벽

3월의 이른 아침 공기는 차가웠다. 강남의 네온은 보랏빛 여명 아래서도 시간을 잊은 듯 반짝였다. 상황실에서 긴박한 무전이 울렸다.

“C동, ○○클럽 앞. 여성이 쓰러져 심정지 상태, 소방 공동대응 요청.”

당직 중이던 강력팀이 현장에 출동했다. 여성이 쓰러진 이유는 모르지만, 그 장소가 클럽 앞이라는 말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현장은 클럽 앞 인도였고, 차가운 바닥에 한 여성이 쓰러져 있었다. 구급대원들이 여성을 응급처치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 옆으로 검은 점퍼를 입은 클럽 보안요원이 이마에 땀을 닦으며,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그는 방금 전까지 그녀를 심폐소생술했다고 했다.

주변엔 그녀의 일행으로 보이는 네 명의 젊은 남녀가 있었다. 술잔으로 달군 볼에서는 이미 취기가 빠져나간 당황한 표정들이었다.

그때 그녀의 가슴을 압박하던 구급대원의 고개가 좌우로 흔들렸다.
구급차는 그녀를 싣고 사이렌을 울리며 어둠을 뚫고 달려갔다.

남은 건 갑작스레 비워진 자리와 떨리는 손, 그리고 설명되지 않는 공기였다.

쓰러진 여성의 이름은 서지수(가명), 스물여섯.
신분증에 찍힌 사진 속 그녀는 웃고 있었다.

클럽에서 놀다 나온 뒤 쓰러졌다고 했다. 일행의 말은 서로를 의식한 듯 짧고 조심스러웠고, 모두 쓰러진 이유를 모른다는 표정이었다.

" 술을 좀…. "
" 몸이 안 좋아 보이긴 했어요…. "

클럽에서 무언가가 있었다. 직감은 오래된 실전의 다른 이름이다. 단정은 금물이지만 마약 투약의 의심이 짙게 들었다.

강력팀과 마약수사팀을 수사에 투입시켰다. 강력팀은 클럽과 주변을, 마약수사팀은 서지수가 후송된 병원으로 동시에 투입됐다.

병원 협조를 받아 실시한 소변 간이시약 검사는 우리가 예상한 대로였다. 필로폰(MET), 엑스터시(MDMA)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검사 키트의 선명한 선이 새벽의 공기보다 차갑게 가슴을 눌렀다.
일러스트 미드저니, 이경희 기자

클럽에서 병원까지 동행했던 일행 셋을 경찰서로 임의동행했다.

쓰러진 서지수의 동생 서지민(가명·25)과 남자친구 김태민(가명·30). 그리고 김태민의 후배 이동혁(가명·25). 다른 일행 이영훈(가명·25)은 이미 귀가한 상태였다.

조사실에서 마주한 서지민은 눈가가 젖어 있었다.

" 클럽 안에서 언니랑 여러 테이블을 돌며 술을 마셨어요. 언니가 쓰러지자 가드 오빠가 데리고 나가 차에 눕혔고, 제가 밖으로 나왔을 땐 의식이 없어서 119에 신고했어요. "

진술은 매우 구체적이고, 겉으로 보기엔 빈틈이 없었다.

" 다른 테이블에서 받아 먹은 술에 마약이 들어 있었던 것 같아요. "

그녀는 이어진 진술에서 힘을 주어 말했다. 동석한 두 사람의 말도 거의 같았다.

서지민에 대해 간이시약 검사를 한 결과, 그녀 역시 MET와 MDMA ‘양성’이었다.
결과를 전해듣는 순간,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지만 목소리엔 무언가 생경한 떨림이 섞여 있었다.

반면에 김태민과 이동혁은 소변 간이검사 자체를 거부했다.
그 침묵의 방향을 우리는 기록했다.

수사팀은 클럽 입구와 내부, 건물 로비, 인근 편의점까지… CCTV 영상을 모두 확보했다.

어둠 속을 흐릿하게 지나가는 실루엣들을 여러 번 되감고, 멈추고, 확대하는 가운데 떨어져 있던 조각들이 렌즈의 무심한 속에서 하나씩 맞물리기 시작했다.

(계속)

클럽 내부 CCTV를 돌려봤을 때였다. “누군가 언니에게 마약을 줬다”던 동생 서지민의 진술과는 전혀 다른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났다.


언니 서지수는 끝내 세상을 떠났고, 모든 진실이 밝혀진 순간.
서지민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한 사람의 인생, 그것도 친언니의 인생을 무너뜨린 여동생의 첫 마디는 너무나 잔인했다.
그날 여동생과 남자친구가 저지른 배신의 전말,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클럽서 쓰러진 20대女 죽었다…CCTV가 깐 여동생 커플의 배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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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6827



박원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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