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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한숨 돌린 현대차, 5년간 125조 국내 투자 '역대 최대'

중앙일보

2025.11.16 00:50 2025.11.1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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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범 정책실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정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내년부터 5년간 총 125조2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한다. 국내에 ‘로봇 완성품 제조 및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수소발전 생태계에 투자하는 내용이다. 현대차그룹은 이재명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16일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희의’를 진행한 직후 이를 공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국내 인공지능(AI) 및 로봇 산업, 그린 에너지 생태계 발전을 통해 미래 기술 발전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16일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5년간 국내에 총 125조2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직전 5년(2021년~2025년) 투자액 89조1000억원보다 36조1000억원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 투자 발표다. 연평균 투자액으로 따지면 25조400억원으로, 직전 5년의 연평균 투자액(17조8000억원)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국내 ‘로봇 제조·파운드리 공장 신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제조 기술의 현재와 미래 비전을 총망라한 'E-FOREST TECH DAY(이포레스트 테크 데이) 2025'를 화성과 울산 사업장에서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SPOT'이 공장을 자율 순찰하며 다양한 센서로 설비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모습. 연합뉴스
부문별로는 신사업 투자가 50조5000억원으로 가장 크다. 국내 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AI와 로봇산업을 육성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지난달 엔비디아와 피지컬AI 애플리케이션 센터 및 데이터센터 등을 건립하기로 한 데 이어, 국내에 직접 로봇 제조 공장을 짓기로 했다. 피지컬AI를 활용해 확보한 고객 맞춤형 로봇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완성품을 만들고, 로봇 파운드리 사업에 직접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8월 대미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국에 연간 생산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을 짓겠다고 했는데, 국내에도 로봇 공장을 신설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파운드리 시장 진출도 공식화했다. 국내 로봇 공장에서는 제조 노하우가 부족한 중소기업 제품을 위탁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민관 합동회의에서 “다품종 로봇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기존 자동차 부품 협력사들이 로봇 부품 산업에 진출할 수 있게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수소생태계 구축에도 힘쓴다.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서남권에 1GW(기가와트) 규모 ‘PEM 수전해 플랜트’(물을 전기 분해해 그린 수소를 만드는 시설)를 건설한다. 인근에는 수소 출하 센터 및 충전소 등 인프라를 만들고, 향후 정부와 협의해 수소 AI 신도시 조성을 추진한다.



1차 협력사 美 관세 전액 지원

현대차그룹은 15%로 문서화된 미국의 자동차 품목 관세와 관련해, 1차 협력사들의 관세 부담을 대신 부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대차·기아에 납품하는 1차 협력사가 올해 부담해야 하는 대미 관세를 소급 적용해 전액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약 1차 협력사는 240곳 정도고, 주요 협력사들은 대부분 대미 수출 기업이다.

지원은 협력사가 현대차그룹 미국 생산법인(현대차·기아의 조지아·앨라배마 공장 등)에 제품을 공급할 때 부담하는 관세를 현대차그룹이 매입 가격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총 지원 규모는 향후 협력사 수출 실적을 집계한 후 확정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현대트랜시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부담한 관세도 지원에 포함된다.

현대차그룹은 “역대 최대 규모의 중장기 국내 투자로 대한민국 경제 활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며 “협력사 관세 지원과 상생 협력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수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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