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9회말 2사 동점포' 김주원이 구했다…한일전 7-7 극적 무승부

중앙일보

2025.11.16 06:03 2025.11.16 06:3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한국 야구가 '세계 1위' 일본을 상대로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16일 일본전의 정우주. 연합뉴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일본과의 평가전 두 번째 경기에서 9회말 2사 후 터진 김주원의 동점 솔로포를 앞세워 7-7로 비겼다. 전날(15일) 1차전에서 4-11로 역전패했던 한국은 이날도 이틀 연속 패배 위기에 몰렸지만, 김주원의 한 방으로 마지막 자존심을 살렸다.

프로 1군 선수가 출전한 대회에서 한국이 일본을 꺾은 건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4-3 승)이 마지막이다. 이후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7-8 패)부터 전날까지 내리 10경기를 연패했는데, 이날 무승부로 일단 쉼표를 찍었다.

이날 한국이 수확한 희망은 19세 신인 투수 정우주다. 한일전 선발투수로 깜짝 등판한 그는 3이닝 동안 공 53개를 던지면서 피안타 없이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일본 타선을 제압했다. 최고 시속 154㎞에 이르는 강속구를 앞세워 일사천리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정우주는 1회 노무라 이사미와 모리시타 쇼타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삼자범퇴로 가볍게 출발했다. 2회엔 본인이 자초한 위기를 자신의 힘으로 벗어났다. 무사 1루에서 니시카와 미쇼에게 투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1루 주자를 잡으려고 2루로 공을 던지다 악송구가 나와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정우주는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3루에서 사사키 다이를 2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냈고, 이시카미 다이키에게 하이패스트볼로 헛스윙을 끌어내 삼진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엔 더 거침없었다. 이소바타 료타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연속 플라이로 임무를 마쳤다.

16일 일본전의 김주원. 뉴스1
16일 일본전의 안현민. 뉴스1
정우주는 한화가 올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2순위로 뽑은 특급 유망주다. 올 시즌 주로 불펜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51경기에서 53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3승 3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주 무기는 단연 직구. 한화 양상문 투수코치는 "정우주의 직구는 배워서 던질 수 있는 공이 아니다. 그냥 하늘이 선물로 준 것"이라고 치켜세우곤 했다. 정우주는 국가대표 데뷔전이었던 지난 9일 체코와의 평가전(1과 3분의 1이닝 3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이날까지 2경기 연속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에 승선할 가능성도 커졌다.

타선에서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송성문이 맹활약했다. 전날 일본과의 1차전에서 솔로홈런을 쳤던 그는 3회말 최재훈의 볼넷과 박해민의 2루타, 안현민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선제 우전 적시타를 때려 주자 둘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16일 일본전의 송성문. 연합뉴스
16일 일본전의 송성문. 연합뉴스
한국이 3점째 점수를 뽑을 때도 송성문이 공을 세웠다. 계속된 1사 1·3루에서 한동희가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서는 사이, 한국은 더블스틸을 시도했다. 1루 주자 송성문이 2루로 스타트를 끊자 일본 포수 기시다 유키노리가 2루로 공을 던졌는데, 그 사이 3루에 있던 안현민이 홈으로 파고들었다. 송성문은 허를 찔린 일본 내야진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2루 근처에 멈춰 홈 송구를 유도하는 재치로 득점에 기여했다.

안현민도 8회초 솔로 아치로 일본전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면서 차세대 국가대표 중심타자로 자리를 굳혔다. 김주원은 마지막 순간 가장 중요한 홈런 한 방을 날려 달라진 한국의 뒷심과 저력을 보여줬다.

불펜은 이틀 연속 아쉬움으로 남았다. 3-0으로 앞선 4회초부터 불펜이 가동됐는데, 2~4번째 투수 오원석·조병현·김영우와 6번째 투수 배찬승이 합계 2이닝 동안 피안타 5개와 사사구 10개로 7점을 내줬다. 5번째 투수로 등판한 올해 구원왕 박영현이 2이닝 동안 피안타와 볼넷 없이 무실점으로 막아낸 게 위안거리다. 박영현은 믿음직스러운 호투로 국가대표 소방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김서현은 9회 1이닝을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대표팀은 17일 귀국해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KBO와 대표팀 코치진은 평가전 결과 등을 종합해 내년 2월 초 WBC 최종 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배영은([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