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희극인 이경실이 연극 '스페셜 보잉보잉'에서 아들 손보승 뻘의 후배 연기자들과 한 무대에 서는 소회를 밝혔다.
이경실은 최근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연극 '스페셜 보잉보잉'과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스페셜 보잉보잉'(연출 손남목)은 지난 2001년부터 대학로에서 상연된 대표적인 인기 공연으로, '보잉보잉', '뉴 보잉보잉' 등을 거친 끝에 24년을 맞아 손남목 연출이 '스페셜 보잉보잉'으로 탈바꿈해 선보이는 작품이다.
공연은 인기남 지섭이 양다리도 모자라 삼다리를 걸치는 와중에, 비행기의 이륙과 착륙 사이를 오가며 여자친구들 사이 절친 순성, 가사도우미 옥희와 함께 벌어지는 일을 좌충우돌 코미디로 풀어낸다. 이 가운데 이경실은 지섭의 바람기를 지켜주는 가사도우미 옥희 역으로 출연한다.
지난 2023년 배우 이순재와 연극 '갈매기'에 서기도 했던 이경실이지만, 소극장 공연은 모교인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졸업 이후 약 35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그는 "1988년인가 1989년에 바탕골 소극장에 올라갔다. 제가 졸업을 1988년에 했으니 그게 맞을 거다"라고 회상하며 "거의 40년 만에 소극장 무대를 하는 셈인데 연습할 때부터 같이 하는 친구들이 다 어리다 못해 우리 딸, 아들 나이더라. 아들보다 더 어린 친구도 있었다"라며 격세지감을 표했다.
[사진]OSEN DB.
다만 이경실은 "이 친구들이 날 어려워하지 않아야 하는데 먹는 거로 공략할 수밖에 없더라. 집에서 과일도 깎아 오고, 떡도 가져와 풀고. 혼자 사는 애들이 또 많았다. 다들 하나같이 못 먹고 연습을 다니는데 내가 봐도 연습실에 오면 배고파 하는 게 보인다. 그 모습이 우리 딸, 아들 같아서 챙겨주게 되더라. 그래도 호칭은 무조건 누나, 언니로 통일하라고 했다. 세대를 못 느끼게 해줘야 같이 연습이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연극에서 막내가 22살인데 보승이(아들)하고 덩치도 비슷하다. 엄마의 마음으로 잔소리 같은 말을 해주기도 했다. 그런 친구들한테는 '선배 이경실'이 아니라 그냥 엄마 같은 존재일 거다. 우리 딸(손수아)도 연극을 하는데 애들이 다 연기를 하니 더 비슷한 모습들이 보이더라"라고 자식 같은 후배 연기자들에 대해 애틋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남편의 지원도 있었다. 이경실은 "코로나19 이후부터 집에 가사도우미 아줌마를 안 쓰고 있다. 집안 청소와 설거지 같은 건 남편이 맡고 있다. 빨래도 딸이 한다. 이렇게 분업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나라도 못 버틴다. 아들도 군대에 가서 상근으로 복무 중인데 손자가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나는 잘 못 보고 남편이 잘 놀아준다. 그래서 손자가 할아버지 바라기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