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나는 '세바퀴' 때랑 똑같아요, 그런데 이제는 사람들이 '사이다', '개과천선'이라고 하더라고요. 내가 그렇게 셌나요?". '세바퀴' 시절 코미디언들의 기강을 잡던 '센 언니' 이경실이 이제는 속시원한 '사이다' 입담으로 주목받는 상황에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변한 건 없었다. 달라진 세태 앞에 토크 방식을 바꿀 줄 아는 유연한 희극인의 노하우가 있었을 뿐.
이경실은 최근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연극 '스페셜 보잉보잉'과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스페셜 보잉보잉'(연출 손남목)은 지난 2001년부터 대학로에서 상연된 대표적인 인기 공연으로, '보잉보잉', '뉴 보잉보잉' 등을 거친 끝에 24년을 맞아 손남목 연출이 '스페셜 보잉보잉'으로 탈바꿈해 선보이는 작품이다.
공연은 인기남 지섭이 양다리도 모자라 삼다리를 걸치는 와중에, 비행기의 이륙과 착륙 사이를 오가며 여자친구들 사이 절친 순성, 가사도우미 옥희와 함께 벌어지는 일을 좌충우돌 코미디로 풀어낸다. 이 가운데 이경실은 지섭의 바람기를 지켜주는 가사도우미 옥희 역으로 출연한다.
'스페셜 보잉보잉'에 앞서 최근 이경실은 유튜브를 통해 '사이다' 입담으로 주목받았다. 유튜브 채널 '롤링썬더'에서 절친한 코미디언 동생 조혜련과 후배 코미디언 이선민이 함께 출연하는 웹 콘텐츠 '신여성'을 선보이며 특유의 가식 없고 솔직한 입담으로 구독자들의 호평을 받은 것이다. 특히 '국민MC' 유재석의 수상에도 다소 뻣뻣했던 배우들의 푸대접에 "손에 마비가 왔대?"라고 발언한 것이 숏츠 등을 통해 통쾌하다는 호평을 자아냈다.
이 밖에도 코미디언 박미선, 조혜련과 함께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화끈한 누나들의 입담을 뽐낸 일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상황. 정작 이경실은 이러한 반응에 "솔직히 나는 정말 달라진 게 없다. 내 인간성 자체는 그대로다.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변하겠나"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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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예전엔 강한 토크가 먹힐 때였다"라며 과거 출연했던 MBC 예능 '세바퀴'를 떠올리며 "그 때는 누군가는 강한 질문을 해야 했다. 나는 그 구성을 맞췄다. 드라마에서도 악역이 필요하듯이, 내가 미움을 받아도, 강하게 해야 다른 사람들이 사니까. 그런데 사람들이 그게 내 성격인 줄 알더라"라고 밝혔도 "내가 그렇게 세보였나"라고 반문하며 웃기도 했다.
이어 "그런데 요새는 토크 흐름이 바뀌지 않았나. 예전에 강한 게 먹혔다면 요새는 오히려 강하기만 하면 안 된다. 물론 내 인간성은 그대로라 솔직한 걸 좋아한다. 그래서 조금 부드럽게 하는데 사람들이 이제야 진가를 보는 것 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주변 사람들한테 내가 물었다. '내가 변했니?'라고. 난 변하지 않았다. 토크 방식이 조금 바뀐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경실은 "사이다, 개과천선했다 이런 댓글들이 보이던데 솔직히 그건 아니다. 오히려 좋은 말들만 보니까 어색하다. 예전엔 반응에 욕이 반, 칭찬이 반이었는데 이제는 칭찬히 80%, 90%까지 되더라"라고 웃으며 "'신여성'은 후배들이 잘 받쳐준 덕분이다. 저는 원래도 그랬고 지금도 재능이 있는데 안 된다 싶은 후배들이 보이면 계속 띄워주려고 한다. '스페셜 보잉보잉'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튀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쳐주고 싶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