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독일에서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량 학살) 관련 물품이 대거 나오는 경매가 예정됐다가 생존자들의 반발에 취소됐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dpa통신에 따르면 경매는 17일부터 독일 뒤셀도르프 인근에서 경매사 펠츠만 주최로 열릴 예정이었다.
강제수용소에서 수감자들이 고향의 가족에게 쓴 편지와 나치 독일의 유대인 탄압 조직이었던 게슈타포의 식별 카드 등 홀로코스트 관련 물품 600여점이 출품될 계획이었다.
누군가가 부착했던 것으로 보이는 '노란 별'(유대인 표식)과 반유대 선전 포스터, 강제 불임시술 관련 문서도 있었다.
경매 소식에 생존자 단체는 반발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국제아우슈비츠위원회의 크리스토프 휴브너 부위원장은 "나치 박해의 희생자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은 이번 경매에 분노를 느끼고 할 말을 잃었다"면서 "그들의 역사와 고통이 상업적 이익에 악용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경매에 나오는 문서에 피해자들의 이름이 식별 가능하다면서 "그런 문서는 희생자들의 가족의 것이어야 한다. 박물관이나 추모전에 있어야 할 물품들"이라며 경매 취소를 요구했다.
결국 경매는 개시 하루 전에 취소됐다. 펠츠만 홈페이지에서도 관련 목록이 삭제됐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교장관은 경매 취소를 환영하며 "우리에겐 이런 일을 막을 윤리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도 바데풀 장관에게 경매 취소 연락을 받았다면서 "양국 장관은 그런 수치스러운 일이 방지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나치 독일이 저지른 홀로코스트로 유대인 60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폴란드에는 대표적 강제수용소였던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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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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