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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천식 '스테로이드제', 골절 위험 3배↑…"사용 회피보다 주기적 조절"

중앙일보

2025.11.1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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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환자 기관지 모습. 자료 서울대병원
소아 천식 치료를 위한 스테로이드제 사용이 골절 위험을 최대 3배까지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스테로이드를 무조건 피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만큼, 약을 적절히 조절하며 쓰는 게 좋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김경훈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17일 이러한 분석 내용을 공개했다. 소아 천식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으로, 흡입 스테로이드(폐에 국소 작용)나 전신 스테로이드로 증상을 조절한다. 하지만 이 약들을 쓰면 골밀도 감소 등 뼈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스테로이드 노출(흡입)·사용량(전신) 등과 골절과의 관계도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스테로이드 사용이 소아 천식 환자의 골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데 나섰다. 2002~2004년 출생아 중에서 만 6세 이후 천식 진단을 받은 2324명, 그렇지 않은 대조군(비천식군) 1만950명을 각각 선별했다. 그 후 15세까지 이들의 골절 위험 등을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소아 천식 환자가 흡입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뒤 90일 이내 골절 발생률은 비천식군보다 2.98배 뛰었다. 사용 91~180일 후, 181~365일 후의 골절 위험도 각각 1.86배, 1.72배 높았다.

전신 스테로이드를 쓸 때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사용량별로 고용량(상위 25%)·저용량(하위 25%)을 나눴는데, 고용량 그룹의 골절 위험은 비천식군보다 3.09배 높았다. 저용량도 2.15배 크게 나왔다. 스테로이드 용량이 클수록 골절 가능성도 함께 늘어나는 셈이다.
연구를 진행한 김경훈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이번 연구는 천식 치료를 위한 스테로이드 사용이 골절 위험을 상당히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을 규명했다. 특히 흡입 스테로이드 사용 후 기간별 골절 발생률, 전신 스테로이드 사용량에 따른 골절 발생률을 비교·분석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인 '소아 알레르기 및 면역학' 최근호에 실렸다.

하지만 뼈가 부러질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스테로이드 사용을 무작정 꺼리는 것도 금물이다. 김경훈 교수는 "무조건 스테로이드 사용을 피하는 건 오히려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전문가의 정확한 진료·검사를 통해 치료제를 선택하고, 이후엔 주기적인 평가로 약물의 적절한 사용량과 기간을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아 천식을 치료하면서 뼈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햇빛 노출, 비타민D 보충 등 생활습관 개선으로 뼈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종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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