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UAE에 팔린 유럽산 무기, 반군 손에…잔혹행위 부채질"
주EU 수단대사, 유럽에 금수 요청…"수단 불안정, 난민 양산 촉발" 경고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내전으로 극심하게 혼란한 아프리카 수단의 유럽연합(EU) 주재 대사가 아랍에미리트(UAE)에 팔린 유럽산 무기가 반군에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압델바기 카베이르 수단 대사는 17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에 이같이 지적하며 이들 무기가 잔학 행위를 부채질하고 있는 만큼 유럽의 UAE 무기 판매 중단을 촉구했다.
카베이르 대사는 "유럽은 무역 수지보다 도덕적인 균형을 더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며 유럽산 무기가 수단과 같은 전쟁 지역 재수출되지 않도록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프랑스24 방송은 지난 4월 탐사보도를 통해 EU의 수단 무기 금수에도 불가리아에서 제조된 탄약이 UAE로 수출된 뒤 수단 반군 신속지원군(RSF) 전투원 수중에 들어간 경로를 추적 보도했다. 이에 유엔은 UAE가 수단 내전에서 반군 신속지원군(RSF)을 지원한다는 의혹을 조사한 바 있다.
1956년 영국과 이집트의 공동 통치에서 독립한 이후 잦은 내전과 정치 불안을 겪어온 수단에서는 정부군과 RSF의 내전이 30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다. RSF가 최근 정부군을 몰아내고 알파시르를 장악한 이후 현지에서 대규모 민간인 학살과 집단 강간이 자행되며 피란민이 속출하고 있다는 보고가 속속 나오고 있다.
카베이르 대사는 유럽이 이런 의혹에 휘말리면 유럽이 '매우 불쾌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EU가 외교적 영향력과 조만간 예정된 (EU 당국자들의) UAE 방문을 활용해 UAE 측에게 RSF로의 무기 공급을 중단할 것도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벌어지는 일의 영향은 지중해에서 나타나기 마련"이라며 수단이 불안정해지면 이 여파가 지역 전반으로 퍼져 난민 행렬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UAE 정부 당국자는 폴리티코에 "UAE는 수단 정부군과 반군 양측에 의해 자행되는 잔악 행위를 규탄한다. 우리는 내전 시작부터 그 어느 쪽에, 어떤 형태의 지원도 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자국이 RSF를 돕는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UAE는 2015∼2024년 프랑스에서 210억 유로(약 35조6천억원) 어치가 넘는 무기를 구입하는 등 유럽산 무기의 주요 수입국 중 하나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현윤경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