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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라스 공포증’ 이겨낸 신네르

중앙일보

2025.11.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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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니크 신네르가 17일 ATP투어 최종전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얀니크 신네르(세계 2위·이탈리아)가 카를로스 알카라스(1위·스페인)의 진정한 라이벌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뉴욕타임스가 17일(한국시간)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2025시즌 최종전에서 우승한 신네르에 대해 내린 평가다. 신네르는 이날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니토 ATP 파이널스 대회 단식 결승전에서 알카라스에 2-0(7-6〈7-4〉 7-5)으로 이겼다. 지난해에 이어 ATP 파이널스 단식 2연패에 성공하며 우승 상금 507만1000달러(약 73억8000만원)도 챙겼다. 한 해의 마지막에 ‘왕중왕전’ 성격으로 치르는 이 대회 단식에서 2년 연속 우승한 건 2022·23년의 노바크 조코비치(4위·세르비아) 이후 신네르가 2년 만이다. 신네르는 이날 승리로 최근 실내 하드코트 연승 행진을 31경기까지 늘리며 질주를 이어갔다. 알카라스와 통산 상대전적도 6승10패로 격차를 한 걸음 좁혔다.

신네르와 알카라스는 최근 2년간 4대 메이저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 우승을 양분한 남자 테니스 ‘빅2’다. 신네르는 올해만 호주오픈과 윔블던 우승을 포함해 ATP 투어 이상급 대회에서 6차례 우승했다. 알카라스는 올해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8차례 정상에 올랐다. 성적표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신네르에겐 치명적 약점이 있었다. 알카라스와 맞대결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월 프랑스오픈 결승전에서 알카라스에 패한 것을 포함해 최근 2년간 상대 전적에서 1승5패로 일방적인 열세를 보였다. 그러자 “신네르를 알카라스의 라이벌로 보기엔 부족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신네르는 포기하지 않고 절치부심한 끝에 지난 7월 윔블던 결승전에 이어 이날도 승리를 거두며 ‘알카라스 공포증’을 떨쳐냈다.

정식 투어 대회는 아니지만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이벤트 대회 식스킹스슬램 결승에서도 신네르는 알카라스를 2-0(6-2 6-4)으로 꺾었다. 당시 우승 상금은 600만 달러(약 87억5000만원)로 신네르는 이번 대회 우승 상금까지 더해 약 1개월 사이에 1107만1000달러(약 160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벌어들였다.

신네르는 “테니스는 개인 종목이지만 함께 하는 지원스태프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를 내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시즌 마무리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기뻐했다.

한편 1998년 알렉스 코레차 이후 27년 만에 스페인 선수로 이 대회 단식 우승에 도전한 알카라스는 준우승에 만족했다. 스페인 선수의 준우승도 2013년 라파엘 나달(스페인) 이후 12년 만이다. 이 대회에서 처음 결승에 오른 알카라스는 랭킹 포인트를 추가해 연말 단식 세계랭킹 1위를 확정 지었다.

한층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두 선수의 다음 맞대결은 내년 1월10일 인천에서 열리는 이벤트 매치가 될 전망이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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