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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민·송성문, 큰 무대 타입이네

중앙일보

2025.11.17 07:01 2025.11.1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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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문(왼쪽), 안현민. [연합뉴스, 뉴스1]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담금질 중인 한국 야구대표팀이 ‘디펜딩 챔피언’ 일본과의 두 차례 평가전을 1무1패로 마치고 17일 귀국했다. 지난 15일 1차전에서는 4-11로 완패했지만, 16일 2차전에서는 7-7로 극적인 무승부를 거둬 희망을 드리웠다.

올해 신인왕 유력 후보 안현민(22·KT 위즈)은 대표팀의 가장 큰 수확으로 꼽힌다. 장타력과 기동력을 겸비한 그는 일본전 2경기 모두 홈런을 때려내며 2번 타자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감독이 경기 전부터 “한국에서 가장 경계할 선수는 안현민”이라고 언급한 이유를 결과로 입증했다.

안현민은 1차전 4회 무사 1루에서 일본 선발 모리우라 다이스케의 시속 144㎞ 직구를 통타해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선제 2점포를 쏘아 올렸다. ‘근육몬’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비거리 129m짜리 대형 아치였다. 첫판에서 일격을 당한 일본은 2차전에 집중 견제에 나섰다. 하지만 안현민은 일본 투수들의 유인구에 속지 않았다. 3회 1사 2·3루, 4회 2사 1·3루, 6회 2사 2루에서 연속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마지막 볼넷은 1볼-1스트라이크에서 명백한 볼 3개가 연거푸 들어온, 사실상의 고의4구였다. 안현민은 결국 8회 마지막 타석에서 다카하시 히로토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려 또 한 번 존재감을 뽐냈다.

안현민은 KBO를 통해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마음으로, 실제 WBC에 출전한 것처럼 집중해서 경기했다”며 “처음 국가대표로 뽑혔고, 한일전이라 마음가짐이 남달랐다. 일본과는 국제대회마다 만날 가능성이 높은데, 그때마다 좋은 활약을 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송성문(29·키움 히어로즈)도 핵심 타자로 눈도장을 받았다. 3번 타순에 기용된 그는 1차전에선 안현민 바로 다음 타자로 나서 오른쪽 외야 관중석 상단(비거리 119m)에 꽂히는 백투백 솔로포를 터트렸다. 2차전에선 3회 1사 만루에서 선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일본전 2경기 성적이 9타수 3안타 3타점이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와 주루에서도 괄목할 만한 센스를 보여줬다. 송성문은 조만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할 예정이다. 그를 지켜보기 위해 도쿄돔에 MLB 스카우트가 여럿 방문했는데, 송성문은 완벽한 쇼케이스로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뒤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이번 평가전에선 한국이 일본 정도의 강팀을 상대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 간절함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내년 WBC가 끝난 뒤엔 꼭 웃으면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바람을 낸 타선과 달리 마운드는 커다란 물음표를 남겼다. 평균 연령 22.1세의 젊은 투수들은 한일전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 했다. 1차전에 사사구 11개(볼넷 9개, 사구 2개)를 남발했고, 2차전에도 볼넷을 12개나 내주며 밀어내기로만 4실점했다. 2차전에 등판한 정우주(한화·3이닝 4탈삼진 무실점)와 박영현(KT·2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정도가 합격점을 받은 투수들이다. ‘투수진의 국제대회 경험 부족’이라는 숙제를 떠안은 야구대표팀은 내년 1월 사이판 전지훈련을 거쳐 2월 초 WBC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다.





배영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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