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에 새로운 '7번' 등장.. 호날두 시대 사라지는 첫 장면으로 남을까
OSEN
2025.11.17 07:11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강필주 기자] 포르투갈 대표팀에 새로운 7번이 등장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 알 나스르)의 등번호인 '7'을 신예 카를루스 포르브스(20, 클럽 브뤼헤)가 달고 등장한 것이다.
포르브스는 16일(한국시간) 아르메니아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F조 8차전 후반 11분 베르나르두 실바(31, 맨체스터 시티)와 교체돼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포르브스는 파리 생제르맹(PSG) 수비수 누누 멘데스(23)의 부상으로 생긴 명단 변동 과정에서 콜업됐다. 하지만 등장 순간부터 호날두의 번호 '7'을 달아 시선이 집중됐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호날두는 앞선 아일랜드전에서 다라 오셰이를 팔꿈치로 가격해 A매치 226경기 만에 첫 퇴장을 당했다. 이 여파로 아르메니아전에 결장했고, 포르브스에게는 상징적인 7번이 돌아간 것이다.
호날두 등장 이후에도 7번을 단 선수들은 많았다. 나니, 안드레 실바, 세르지우 올리베이라, 프란시스쿠 트링캉, 페드루 네투 등이 그랬다. 모두 호날두가 복귀하면 자연스럽게 반납되는 것이 관례였던 임시 7번 성격이었다.
하지만 이번 7번은 이전과 분위기가 다르다. FIFA가 "팔꿈치 가격, 주먹, 발길질, 물기, 침 뱉기, 타격 등 폭행에 해당하는 레드카드는 3경기 출전정지가 부과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를 경우 호날두는 내년 월드컵 조별리그 1~2차전 결장이 유력해진다.
호날두 본인이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포르투갈이 '7번'의 주인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지에서도 포르브스의 7번을 가볍게 보지 않고 있다. TNT 스포츠는 "포르투갈은 포르브스의 A매치 데뷔전에 등번호 7번을 맡겼다"면서 "임시로라도 매우 큰 기대를 안고 있는 번호"라고 평가, 포르투갈의 세대 변화 신호로 읽었다.
포르브스는 스포르팅 CP와 맨시티 유스를 거친 유망주다. 아약스, 울버햄튼(임대)을 거쳐 이번 시즌부터 클럽 브뤼헤에서 뛰고 있다. 포르브스는 169cm의 작은 체구를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로 메우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이날 포르브스는 데뷔전임에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포르브스는 후반 27분 특유의 돌파력과 드리블을 앞세워 페널티킥을 유도해냈고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득점에 기여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흥미로운 것은 이날 포르투갈이 호날두 없이 오히려 더 폭발했다는 점이다. 곤살루 하무스(1골 1도움), 브루노 페르난데스, 주앙 네베스가 모두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9-1 대승을 완성했다.
이는 포르투갈이 2023년 룩셈부르크전에서 9-0으로 대승을 거둔 이후 최다 점수 차 승리였다. 당시에도 포르투갈은 호날두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상태였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포르투갈 감독은 그동안 호날두 체제로 팀을 구성했다. 하지만 아르메니아전은 '호날두 없이도 굴러가는 팀'을 확인한 경기로 평가되고 있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도 "포르투갈은 호날두를 전혀 그리워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르투갈의 월드컵 본선행은 이미 확정됐다. 문제는 조별리그 초반 호날두를 쓰기 어려운 상황이 현실화될 경우, 마르티네스 감독이 결단을 내려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여기엔 '7번'의 주인까지 모두 다시 테이블 위에 오를 수 있다.
한편 포르투갈축구협회에 따르면 포르브스는 경기 후 라커룸에서 "데뷔전을 치를 수 있어 행복하다. 이겨서 기쁘고 이제 월드컵에 진출했다. 축하한다 여러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mail protected]
강필주([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