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사원의 교주 짐 존스는 독학으로 기독교와 사회주의를 공부한 사람이었다. 빈민 구제와 사회 평등을 외치는 그의 목소리는 얼마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존스의 논리는 국제 정치와 경제, 종교적 구원을 뒤죽박죽 섞어놓은 것이었다. 그는 세계가 곧 핵전쟁으로 멸망할 것이며 자신을 따르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것이라 외쳤다.
피해망상과 편집증이 심해진 존스는 그를 따르는 신도만으로 이루어진 유토피아 공동체를 만들고자 1974년 남아메리카 가이아나의 요릭 타운 일대에 토지를 구입했다. 이름하여 ‘존스타운’. 모든 재산을 바치고 강제노역을 하는 신도들을 거느린 채, 짐 존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마을에서 왕처럼, 신처럼 군림했다.
모든 신도가 그런 삶에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 나와 미국 본토까지 전해졌다. 진상 파악을 위해 11월 17일 레오 라이언 연방 하원 의원이 방문했고, 그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한 신도가 도움을 요청하는 쪽지를 받았다. 다음날인 11월 18일, 비행기를 타려는 라이언 의원과 일행을 향해 짐 존스의 일당이 총을 쏘았다. 같은 시각 인민사원 신도 909명은 일사분란하게 청산가리가 섞인 음료를 마셨다. 짐 존스 본인을 포함하여 총 91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민사원 집단 자살 사건이었다.
지금도 이 사건을 두고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짐 존스의 무장 경비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독약을 마셨으니 ‘자살’은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다. 물론 일부 신도가 저항하고 탈출했지만 대부분은 순순히 지시에 따라 독을 마셨다. 세상은 곧 멸망할 것이며, 소련의 도움을 받아 이 현실을 뒤집어야 하고, 타락한 자본주의 국가 미국에서 사느니 죽음을 택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함몰되어 있었다. 사회 정의와 종교적 구원의 탈을 쓴 피해의식과 증오가 낳은 비극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