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63)가 데뷔 45년 만에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1990년 처음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이후로는 35년 만이다.
크루즈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오베이션 할리우드 레이 돌비 볼룸에서 열린 제16회 거버너스 어워즈(Governors Awards)에서 올해 아카데미 공로상(Academy Honorary Awards)을 수상했다.
아카데미 공로상은 평생의 성취로 뛰어난 업적을 쌓거나 영화 예술·과학에 특별히 기여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올해 공로상 수상자는 크루즈, 안무가 데비 앨런, 프로덕션 디자이너 윈 토머스 등이다.
이날 무대에 오른 크루즈는 2분여간 기립박수를 받은 뒤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것은 직업이 아니라 나의 정체성"이라며 "극장에서 우리는 함께 웃고, 함께 느끼고, 함께 희망을 가진다. 이것이 이 예술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앞서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지난 6월 크루즈를 수상자로 선정하며 "크루즈는 영화 제작 커뮤니티와 (관객들을 위한) 극적인 경험, 스턴트 커뮤니티에 대한 놀라운 헌신으로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불어넣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에 직면했던 영화 산업이 위기를 버티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크루즈는 그간 '7월 4일생'(1989), '제리 맥과이어'(1996), '매그놀리아'(1999)로 세 차례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올랐고, 2023년에는 '탑건: 매버릭' 제작자로서 작품상 후보에 지명됐으나 수상은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이날 시상식은 TV 중계가 없는 비공개 행사였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이클 B. 조던, 드웨인 존슨, 아리아나 그란데 등 올해 아카데미 경쟁 후보들이 대거 참석하며 사실상 오스카 시즌의 개막을 알렸다.
이날 크루즈에게 공로상을 수여한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크루즈와 2026년 개봉 예정작을 작업 중이라며 "이번 상이 그의 첫 오스카일 수는 있지만 제가 보고 경험한 바로는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해 환호를 받았다.
크루즈는 "영화라는 예술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며 "다만 더이상은 뼈가 부러지지 않으면 좋겠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