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포함해 7박 10일간의 중동·아프리카 순방길에 오른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도착했다. 한·미 관세·안보 협상 마무리 이후 첫 해외 외교 일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UAE를 시작으로 이집트·남아프리카공화국·튀르키예 등 4개국을 방문한다.
UAE는 중동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과 ‘특별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핵심 협력국이다. UAE 측은 이 대통령이 탑승한 공군 1호기가 자국 영공에 진입하자 전투기 4대를 출격시켜 호위했고, 아부다비 주요 도로엔 태극기와 자국 국기를 나란히 걸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부다비에 도착해 현충원과 UAE 초대 대통령인 고(故) 자이드 빈 술탄의 영묘 방문을 시작으로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18일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방위산업과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무함마드 대통령의 아들인 칼리드 빈 모하메드 알 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자는 지난달 3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해 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취임 후 처음 (UAE를) 방문하시는 것인 만큼 각별하게 모시겠다”고 했다.
UAE 방문 마지막 날인 19일엔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 행사를 열고 양국 경제인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BRT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유영상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 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순방 전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4대 핵심 분야인 투자, 국방·방산, 원전, 에너지를 넘어 첨단기술·보건의료·문화 등에서도 한·UAE 간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수교 30주년을 맞은 이집트 공식 방문(19~21일)을 거쳐,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21~23일)하고, 귀국에 앞서 튀르키예 국빈 방문(24~25일)을 한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아프리카에서 개최되는 첫 G20 정상회의로 ‘연대, 평등,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열린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서 제시했던 ‘글로벌 AI 기본사회’와 ‘회복과 성장’ 등의 비전을 이번 G20에서도 강조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의 이번 4개국 방문은 국익 중심 실용외교 기조를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로 다각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주최국인 남아공은 물론 아프리카에 대한 연대와 협력, 아프리카 발전에 기여할 의지를 밝힌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