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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5만' 퀴라소, 월드컵 본선 눈앞...아드보카트 매직 통할까

중앙일보

2025.11.17 21:08 2025.11.1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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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라소를 지휘하는 백전노장 아드보카트 감독. AP=연합뉴스
카리브해 남부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 퀴라소가 축구 열기로 들썩이고 있다.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둬서다.

퀴라소는 1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자메이카 킹스턴의 인디펜던스파크에서 열리는 자메이카와의 2026 북중미월드컵 북중미 지역 3차 예선 B조 최종 6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자메이카(승점 10), 트리나드토바고(승점 6), 버뮤다(승점 0)와 한 조에 편성된 퀴라소(승점 11)는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번 자메이카와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패하지 않으면 월드컵 본선행이 확정된다.

이번 북중미 지역 예선은 32개 나라 중 1·2차 예선을 통과한 12개국이 4개국씩 3개 조로 나뉘어 3차 예선을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각 조 1위 3개 팀은 본선에 직행한다. 2위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상위 2개 팀은 대륙 간 플레이오프로 향해 추가 본선 진출권에 도전한다. 2022 카타르월드컵까지 32개국이던 본선 출전국이 이번부터 48개국으로 늘어난 데다 북중미의 강호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으로 본선에 오르면서 축구 변방국 퀴라소에도 기회가 찾아왔다. 퀴라소 미드필더 주니뇨바쿠냐는 BBC 인터뷰에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꿈도 못 꾸던 월드컵이 손에 잡힐 듯하다.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자메이카전 각오를 밝혔다.

2006 독일월드컵 당시 한국을 지휘한 아드보카트 감독(오른쪽 둘째). 중앙포토
네덜란드령 퀴라소의 면적은 444㎢로 제주도의 4분의 1 크기. 인구는 15만 명에 불과하다. 퀴라소가 19일 자메이카를 이길 경우 역대 월드컵 본선 출전국 중 인구가 가장 적은 나라가 될 전망이다. 종전 기록은 2018 러시아월드컵 당시 아이슬란드(당시 35만 명)다. 인구 14억의 중국이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것을 고려하면 퀴라소의 선전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영국 BBC는 "카리브해의 아주 작은 섬 퀴라소가 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딱 90분(1승)만 남겨뒀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퀴라소 돌풍의 중심엔 백전노장 딕 아드보카트(78·네덜란드) 감독이 있다. 한국 팬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6 독일월드컵 때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사상 첫 원정 월드컵 승리(토고전 2-1)를 달성한 사령탑이다. 2024년 1월 퀴라소 지휘봉을 잡은 아드보카트 감독은 최근 예선 9경기에서 무패(7승2무) 거두는 마법 같은 성과를 냈다. 덕분에 퀴라소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2위까지 올라섰다. 바쿠냐는 "감독님은 세계적인 명장이다. 그의 존재는 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다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자메이카전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BBC에 따르면 아드보카트 감독은 최근 "가족 관련 급한 일로 네덜란드로 귀국해야 한다"며 퀴라소 대표팀을 떠났다. 코치 중 한 명이 감독 대신 벤치에 앉을 것으로 보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영상 통화 등을 이용해 원격으로 자메이카전을 지휘할 예정이다. 퀴라소 골키퍼 엘로이 룸은 네덜란드 방송 NOS 인터뷰에서 "감독님은 걱정 안 하셔도 된다. 자메이카 상대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내년이면 79세가 되는 아드보카트가 북중미월드컵에서도 퀴라소를 지휘할 경우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오토 레하겔 그리스 감독이 보유한 월드컵 최고령(71세) 감독 기록을 갈아치운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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