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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환이 답이라는데…제조업은 '돈도, 인력도, 사람도' 3중고

중앙일보

2025.11.17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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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인공지능(AI) 서밋 서울 앤 엑스포 2025’가 열렸다. 한 부스에서 로봇팔이 신발을 3차원(3D) 스캐닝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한국무역협회·코엑스·DMK글로벌 등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연합뉴스
국내 제조기업 10곳 중 8곳이 인공지능(AI)을 경영에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부담, 전문 인력 부족,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기업 50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AI 전환 실태와 개선방안’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2.3%가 생산·물류·운영 등 경영 활동에 AI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활용률은 대기업이 49.2%였지만 중소기업은 4.2%에 그쳐 격차가 컸다.

기업이 가장 먼저 지적한 장애 요인은 ‘비용’이었다. 기업의 73.6%는 ‘AI 투자비가 부담된다’고 응답했으며, 대기업(57.1%)보다 중소기업(79.7%)의 부담이 훨씬 컸다. 대구의 한 제조업체는 “생산 공정만 해도 AI로 전환하려면 데이터 축적을 위한 라벨·센서 부착, CCTV 설치, 데이터 정제뿐 아니라 이를 기획하고 활용하는 비용, 로봇 운영을 위한 맞춤형 설루션 구축, 관련 인력 투입 등 기존에 생각지 못한 자금이 들어가는 상황”이라고 했다.

AI 전문 인력 부족도 심각했다. ‘AI 활용을 위한 전문 인력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80.7%가 ‘없다’고 응답했다. 내부직원 교육을 통해 전문인력으로 전환한다는 기업(14.5%)이나 신규 채용한다는 기업(3.4%)은 17.9%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AI 인재는 2만1000명 수준으로 중국(41만1000명), 인도(19만5000명), 미국(12만명)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라며 “절대적 숫자도 적은데 그나마 있는 인재조차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AI의 효과에 대한 기업들의 확신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전환이 성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 60.6%는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답했다. 보고서는 “AI 전환에 적지 않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제조업 특성상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대한상의는 제조업의 AI 도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업 역량별 맞춤형 지원이나 지역 중심의 제조 AI 실증 모델 구축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대한상의는 “많은 제조기업이 AI의 성능을 체감할 수 있도록 실증 모범사례가 조속히 축적돼야 한다”며 “산업부·중기부가 추진 중인 AI 팩토리, 제조AI센터 사업을 확대해 기업이 실제 생산효율 개선을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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