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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중공업,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美 최대 규모로 증설

중앙일보

2025.11.17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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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중공업이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3년 안에 50% 이상 증설해 현지 최대 규모 생산기지로 키운다. 인공지능(AI) 확산과 첨단산업 투자 증가로 미국 시장에서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 적시 대응하기 위한 ‘선제 투자’ 성격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미국 전력 산업 변화를 놓치지 않는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한 데 따른 결정이다.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효성중공업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효성
효성중공업은 18일 미국 멤피스의 초고압 변압기 공장에 1억5700만 달러(약 2300억원)를 투자해 2028년까지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을 50% 이상 확대한다고 밝혔다. 2020년 공장을 인수한 이후 지금까지 세 차례 증설을 진행한 것으로, 누적 투자 규모는 약 3억 달러(약 4400억원)에 이른다. 이번 증설이 마무리되면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 초고압 변압기 생산시설 중 최대 규모의 설비를 갖추게 된다.

멤피스 공장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765kV(킬로볼트) 초고압 변압기를 설계·생산할 수 있는 곳이다. 765kV급은 기술 난도가 높지만 기존 345kV·500kV급 대비 송전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대규모 전력 공급에 필수적인 핵심 장비로 꼽힌다. 효성중공업은 2010년대 초부터 미국 765kV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현지 송전망에 설치된 해당 변압기의 절반 가량을 공급해 왔다.

미국의 전력 수요는 최근 몇 년 사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낡은 송전 설비의 교체 수요가 본격화한 데다, AI·반도체·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 확장이 전력 인프라 증설을 자극한 영향이다. 업계는 미국 변압기 시장이 연평균 7.7%씩 성장해 지난해 122억 달러(17조8000억원)에서 2034년 257억 달러(37조5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 전력 사업자들은 전체 전력수요(750GW·기가와트)의 15.5%에 해당하는 116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계획을 이미 확정한 상태이며, 2040년까지 309GW 추가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효성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기반을 강화해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특히 이번 증설은 미국 시장에서 공급망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는 설명이다. 조 회장은 “전력 산업의 미래는 단순 설비 공급을 넘어 전력의 흐름과 저장, 안정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역량에 달려 있다”며 “이번 증설을 계기로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종합 전력 솔루션을 제공하는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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