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버블 논란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마저 떨어지면서 코스피가 7거래일 만에 4000선을 내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2% 내린 3953.62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2.66% 내린 878.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4044.47로 출발해 장중 4072.41까지 상승했지만, 결국 낙폭을 키우며 결국 4000 아래로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하락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5.94%)는 57만원에, 삼성전자(-2.78%)는 9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4.32%) 현대차(-2.58%) 두산에너빌리티(-4.31%) 등도 하락했다.
코스피는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가 순매도에 나서면서 낙폭을 키웠다. 기관은 6768억원을, 외국인은 5481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반면에 개인투자자는 1조2414억원 순매수에 나섰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 등 3대 지수가 1% 안팎으로 동반 하락했다. 이 영향으로 한국은 물론 일본 닛케이225(-3.22%), 대만 자취안(-2.52%) 등도 하락했다.
주요 증시 하락 배경엔 연말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하락이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필립 제퍼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은 “고용 위험과 인플레이션 위험 사이의 균형이 맞지 않아 (통화 완화를) 천천히 진행(proceed slowly)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AI와 테크주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유명 투자가인 피터 필은 9400만 달러(약 1375억원) 규모의 엔비디아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3F 보고서에서 기관들이 엔비디아 등 AI 관련주 비중을 축소한 것이 AI 산업 버블 논란이 확산 중인 현시점에서 관련 불확실성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전날 아마존이 최초로 발행한 150억 달러(약 22조원) 규모 회사채가 수요 입찰에서 흥행에 성공한 것은 AI 성장 스토리가 아직 유효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시간으로 19일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고용보고서가 공개될 예정인데 고용이 예상보다 둔화했다면 금리인하 확률이 높아질 수 있고, 같은 날 발표될 엔비디아 실적도 중요 분기점”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흔들렸다. 이날 비트코인은 7개월 만에 9만 달러(약 1억3198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5.89%(오후 3시40분 기준) 하락한 8만9661달러(약 1억3100만)에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폭락(7만4400달러)한 이후 7개월 만이다. 한편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 영향으로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 기준 7.3원 내린(환율은 상승) 1465.3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