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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폰∙라면까지 K-돌풍…재계 총수들의 이유 있는 'UAE行'

중앙일보

2025.11.18 00:18 2025.11.18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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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에 참석하기 위해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UAE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한국 재계 총수들이 일제히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하고 있다. ‘오일 머니’로 무장한 UAE에서의 한국산 수입이 점차 확대되는 만큼 방산·에너지·차부터 화장품·라면 등 소비재까지 중동 허브로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오는 19일 UAE에서 열리는 ‘한·UAE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달 3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칼리드 빈 모하메드 알 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자의 만남 이후 열린 후속 경제 협력 행사다. 삼성·SK·현대차·LG·HD현대·한화·LIG·두산에너빌리티·한국전력·삼양식품 등 AI·모빌리티·방산·에너지·식품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이들이 UAE로 향하는 데엔 수출 시장으로서 UAE의 가치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 1~10월 대(對) UAE 수출액은 전년 대비 2.9% 늘어난 43억1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만 따지면 9.9%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여파로 중국(-3.8%), 미국(-5%) 등 주요국 수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경진 기자

품목별로 살펴봐도 골고루 상승했다. 우선 승용차 수출은 13.2% 늘어난 4억1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에 따르면 UAE는 여전히 포드·쉐보레 등 미국산 차량과 토요타·닛산 등 일본산 차량의 선호도와 점유율이 높지만, 최근 가족 단위로 활용할 수 있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중심으로 판매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생산법인을 세워 중동 지역 공략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우라늄 수출이 2억2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6.5% 증가했다. 우라늄은 한국이 UAE 현지에 건설한 바라카 원전에 들어가는 연료 제품이다.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는 2009년부터 시작해 현재 1~4호기 모두 상업 운전에 들어간 상태다. 여기에 투입되는 연료 전량은 한국에서 공급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UAE 현지 인터뷰를 통해 “바라카 원전의 성공을 바탕으로 양국은 새로운 협력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화장품(59.1%), 연초류(41.7%), 스마트폰(110.1%), 라면(5.6%), 전선(168.7%)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UAE는 중동 국가 특성상 인구 증가율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다 오일 머니 기반의 구매력까지 갖추고 있어 소비 시장으로서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여기에 K콘텐트 열풍까지 더해지며 한국 진출의 기회도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UAE 두바이에서 열린 ‘2025 아랍에미리트 K-박람회’엔 콘텐트·푸드·뷰티·소비재·스포츠·출판 등 산업군에서 226개 기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방산 분야에서도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UAE는 중동 내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는 국가로,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5.2%를 국방비로 진출했다. 과거 한국산 다연장 로켓 ‘천무’와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 II’를 도입한 경험도 있다. 최근엔 초음속 전투기인 KF-21 도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상식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UAE와는 전통적인 에너지 협력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첨단산업·인프라·도시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안정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갖춘 전략적 경제 파트너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나상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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