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LAFC)을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올해 마지막 A매치인데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축구대표팀 홈경기가 또 매진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18일 오후 8시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평가전을 치른다. 당일인데도 경기 티켓을 예매할 수 있는 대한축구협회 공식 플랫폼 ‘플레이KFA’에는 남은 티켓이 수두룩하다.
킥오프 2시간40분 전인 오후 5시20분 기준, 프리미엄석, 1등석, 2등석, 3등석을 포함해 대략 3만7885석이 남아있다. ‘한국축구 성지’라 불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약 6만5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절반도 안되는 약 2만7115장만 팔렸다. 가나전 티켓 가격은 최저 3만원(3등석)에서 최고 35만원(프리미엄 테이블석)이다.
평일 저녁 경기여서 퇴근 시간과 교통 체증을 고려하면 킥오프 시간이 다가올수록 현장 판매분이 더해져 관중 수가 늘어날 수 있지만, 예매율이 저조해 단순 계산으로 예상 관중은 2만명 내지 3만명대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18일 자정 기준 잔여석은 2만8000석 정도였는데 예매 취소표도 급증했다. 이날 북쪽에서 유입된 찬공기 영향으로 기온이 뚝 떨어졌다. 킥오프 시간인 오후 8시의 예상 기온은 1도, 체감온도는 영하로 예상된다. 그러나 ‘흥행 실패’ 핑계를 날씨 탓으로 돌릴 수 만은 없다.
지난달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평가전 관중수도 2만2206명에 그쳤고, 당시 4만3000여석이 텅텅 비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에 3만명이 되지 않은 건 2015년 10월 자메이카전 이후 10년만이었다. 지난달 10일 브라질과 평가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 6만3237명이 몰렸지만,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등 스타들을 보유한 브라질의 티켓 파워였다.
직전 A매치인 지난 14일 지방인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평가전도 3만3852명만 찾아 만원 관중(4만2000명) 달성에는 실패했다.
한국축구대표팀이 아이돌처럼 인기를 끌며 ‘티켓 예매 전쟁’을 펼치던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해 9월 홍명보 감독 부임 후 한국축구 A매치 성적은 11승5무2패로 좋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경기력이 팬들의 발걸음을 주저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불공정한 절차로 사령탑을 선임했다는 의혹 속에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한 팬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앞서 홍 감독은 지난 볼리비아전을 앞두고 “저희가 잘해서 팬들이 경기장에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한편, 한국축구대표팀은 이날 가나를 상대로 3년 전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3 패배의 설욕을 노린다. 동시에 다음달 북중미월드컵 조추첨에서 유리한 대진을 받을 수 있는 ‘2번 포트’를 확정하겠다는 각오다. FIFA랭킹 22위 한국은 다음주 발표될 랭킹에서 24위 안에 들면 된다. 3년 전 한국 골망을 흔든 모하메드 쿠두스(토트넘), 모하메드 살리수(모나코)는 부상을 이유로 방한 명단에서 빠져 가나는 사실상 1.5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