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56)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올해 마지막 A매치를 마무리한 소감을 밝혔다. 한국 대표팀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지난달 파라과이, 지난 14일 볼리비아와 경기에서 모두 2-0으로 이긴 홍명보팀은 가나까지 잡아내며 A매치 3연승으로 2026년을 맞게 됐다. 내년에는 북중미월드컵이 열린다. 또 한국은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가나에 당한 2-3 패배도 설욕했다. 이달 2연전에서 모두 승리한 한국은 23위 안에 들어야 배정되는 포트2를 사실상 확정했다. 19일 발표되는 국제축구연맹 FIFA 랭킹을 기준으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포트가 결정된다.
경기 후 홍 감독은 "올 한 해 고생한 선수들, 스태프, 추운 날씨에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에게 감사하다. 이달 A매치 소집에서 목표로 삼았던 2승을 달성해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명보팀은 이날 가나를 상대로 답답한 경기력을 펼쳤다. 전반전 슈팅 1개에 그치는 등 고전했다. 후반 18분에 터진 이태석(빈)의 헤더로 힘겹게 1-0 승리를 거뒀다. 특히 '중원 사령관' 황인범(페예노르트)의 공백이 컸다.
홍 감독은 "전반전에는 경기가 원활하게 풀리지 않았다. 특히 중원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에는 그 부분을 수정했다.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했다. 우리 팀이 하고자 하는 플레이 근접한 움직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실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볼리비아전도 가나전도 전반전 경기력이 좋지 않았지만,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친 게 긍정적이다. 월드컵까지 보완하겠다. 중원에서 공격과 수비 전환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어려움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제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갔다가 3월 A매치 때 다시 모여 월드컵 본선에 대비하는 담금질을 한다. 3월 A매치 2경기는 유럽 원정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홍 감독은 "선수들은 소속팀에 복귀해 터프한 시즌을 보내야 한다. 부상 없이 지금의 경기력을 유지하길 바란다. 우리도 지금보다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골키퍼 송범근(전북)의 활약을 두곤 호평했다. 지난 2022년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홍콩전(3-0 승)이 유일한 A매치 출전 경기였던 송범근은 이날 통산 2번째이자 홍명보호 출범 이후 처음으로 A매치에 나섰다. 홍 감독은 "첫 경기치고 또 경험이 없는 상황을 고려하면 좋은 선방을 했다"고 칭찬했다. 측면으로 보직 변경한 손흥민(LAFC)과 원톱 스트라이커 선발 출전한 오현규(헹크)에 대해선 "손흥민은 소속팀 LAFC에서 중요한 경기를 앞둬서 경기 시간(62분)을 조절해줬다. 오현규는 좋은 폼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나의 오토 아도(50) 감독은 "한국이 승리한 이유는 마무리가 더 좋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경기 중에 볼 점유율도 높았고 찬스도 많았지만 잘 살리지 못했고, 한국은 잘 마무리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경기 내용은 대등했고 보기에도 좋았다. 한국은 위협적인 코너킥 등 세트피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득점도 나왔다. 우리도 좋은 압박과 역습을 보여줬지만, 한국이 승리한 이유는 기회를 잘 살렸기 때문이다"라고 한국의 결정력을 칭찬했다.
아도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가나를 이끌고 한국에 3-2로 승리했다. 그때와 지금 한국의 차이점을 묻자 "당시와 비교해 뒤에 3명(스리백)을 세우면서 안정적으로 변했다. 한국은 브라질 전에 비해 실점도 적었고 더 촘촘해졌다. 또 좋은 어린 선수들이 올라오고 있는 것을 봤다"고 답했다. 직전 맞붙은 일본과 한국의 차이점을 묻자 "솔직히 일본은 강팀이고 브라질도 이겼다. 일본과 맞붙고 높은 레벨에 있다고 생각했다. 브라질도 쉽게 지지 않는 팀인데 일본은 어느 팀과 붙어도 이길 수 있는 팀이란 걸 보여줬다. 가나와 한국은 아직 그 정도 레벨까지 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월드컵까지 발전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