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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방미 사우디 빈살만 "1조불 투자"…트럼프 "F-35 공급"(종합)

연합뉴스

2025.11.1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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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투자 늘리고 가족사업 협력하는 빈살만과 오만찬 함께하며 초특급 예우 트럼프, '빈살만 아킬레스건' 언론인 암살 적극변호…"그는 전혀 몰랐다"
7년만에 방미 사우디 빈살만 "1조불 투자"…트럼프 "F-35 공급"(종합)
대미투자 늘리고 가족사업 협력하는 빈살만과 오만찬 함께하며 초특급 예우
트럼프, '빈살만 아킬레스건' 언론인 암살 적극변호…"그는 전혀 몰랐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양자 회담을 개최하고 경제·방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18년 10월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사실상 외교적 고립 상태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3월 이후 7년여 만에 미국을 찾은 빈 살만 왕세자를 '최상급' 국빈 방문에 준하는 수준으로 예우했다.
이날 오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환영식에선 의장대가 도열하고 군악대가 연주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빈 살만 왕세자를 맞이했다. 두 사람은 미군 전투기가 백악관 상공에서 환영비행을 하는 모습을 함께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와 오찬을 함께 한 데 이어 120명을 초청한 공식 만찬도 주재할 예정이다.
암살 사건 이후 양국 관계가 다소 껄끄러웠던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의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해 파격 의전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양자 회담에서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해 "매우 존경받는 분", "나의 오랜 친구"라고 치켜세우며 "인권 문제를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그가 이룬 성과는 정말 놀라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양국 관계에 대해 "우리는 오랫동안 정말로 좋은 친구였다"며 "모든 이슈에서 항상 같은 편에 서 있었고, 이란의 핵 능력을 없애는 데에도 우리가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 암살 사건 배후에 빈 살만 왕세자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직접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사람(카슈끄지)은 매우 논란이 큰 인물이었다. 많은 사람이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며 "그(빈 살만 왕세자)는 그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고 밝힌 뒤 질문한 기자에게 "손님을 당황하게 하는 질문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
앞서 미 중앙정보국(CIA)이 빈 살만 왕세자를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로 판단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가 이 사건과 무관하다며 '면죄부'를 주려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이후 줄곧 사우디와 빈 살만 왕세자를 꾸준히 옹호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질문한 ABC 방송 기자에게 "끔찍한 기자"라며 "ABC 방송은 가짜 뉴스이기 때문에 면허를 박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와 관련, "그 사건의 주된 목적은 단 하나, 미국과 사우디 관계를 무너뜨리는 것이었다"며 "매우 고통스러운 사건이었고 큰 실수였다. 우리는 그 사건에 대해 적절한 조사를 진행했고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극진한 환대에 화답이라도 하듯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사우디의 대미 투자액을 6천억 달러(약 876조원)에서 1조 달러(약 1천460조원) 규모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우리는 6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거의 1조 달러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5월 사우디 방문을 계기로 사우디가 미국에 6천억 달러 규모 투자를 하기로 합의가 이뤄졌는데, 당초 예정된 금액에서 4천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과 친구가 된 것은 큰 영광"이라며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군사 우위 약화나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에 대한 행정부 일각의 우려에도 사우디에 미국의 F-35 전투기를 판매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판매할 F-35기가 이스라엘이 사용하는 F-35기와 같은 것이냐'는 질문에 두 나라 모두 "훌륭한 동맹국"이라며 "두 나라 모두 최고 사양을 받을 만한 수준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국교를 정상화하기 위한 '아브라함 협정'에 사우디가 참여할지와 관련, 빈 살만 왕세자는 "협정의 일원이 되기를 원한다"면서도 "동시에 '두 국가 해법'을 위한 명확한 길이 보장되도록 확실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허용해야 한다는 사우디의 종전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이 불가하다는 입장이어서 아브라함 협정 확대 가능성은 현재로선 작아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가족이 사우디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이해충돌 아니냐'는 지적에 "나는 가족 사업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의 사업에 대해 "그들이 하는 일은 괜찮다. 그들은 세계 곳곳에서 사업을 한다. 사실 사우디에서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이 이끄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트럼프 브랜드로 부동산 건설을 계획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빈 살만 왕세자와 사업 파트너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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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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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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