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18일(현지시간) 대미 투자액을 기존에 발표했던 6000억 달러(약 876조원)에서 1조 달러(약 1460조원) 규모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이날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갖고 이 같은 계획을 직접 전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대미 투자 규모와 관련 “우리는 6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거의 1조 달러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투자 약속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당시 발표된 60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의 발언에 “당신과 친구가 된 것은 큰 영광”이라며 “1조 달러에 이르는 투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또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국교를 정상화하기 위한 ‘아브라함 협정’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참여할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빈 살만 왕세자는 “우리는 모든 나라와 관계를 정상화하는 일이 좋은 일이라고 믿고 아브라함 협정의 일원이 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다만 빈 살만 왕세자는 “우리는 동시에 ‘두 국가 해법’을 위한 명확한 길이 보장하도록 확실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허용해야 한다는 사우디의 종전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0월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카슈끄지 암살 사건 배후에 빈 살만 왕세자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 직접 반박했다.
회담 중 한 기자가 이 문제에 관해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빈 살만 왕세자)는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며 “그런 질문으로 우리 손님을 당황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왕세자를 감쌌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7년 만에 미국을 찾은 빈 살만 왕세자에게 국빈급에 준하는 의전을 제공한다. 백악관이 이날 공개한 일정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백악관 남쪽 잔디마당인 사우스론에서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한 공식 환영식을 연 뒤 양자 회담과 오찬을 함께한다.
오찬 후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2시에 빈 살만 왕세자를 환송한 뒤 다시 오후 6시40분에 그를 사우스론에서 맞이한다. 이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그와 2시간 정도 만찬을 함께한 뒤 오후 9시10분에 환송이 예정됐다. 저녁 일정에는 멜라니아 여사도 동행한다.
CBS 방송 등에 따르면 공식 환영식에는 군악대 연주와 함께 국가 원수급 의전에서 볼 수 있는 예포 발사까지 포함돼 이례적인 환대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