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중(65) 사진작가의 사진전 ‘Human Barcode-우리는 별에서 왔다’가 오는 26일부터 12월 8일까지 서울 충무로갤러리에서 열린다.
별을 찍은 사진 작품들이 전시된다. 카메라 테크닉이 독창적이다. 900㎜ 망원경이나 접안렌즈 같은 천체 사진 촬영 장비가 아니라 50㎜ 표준렌즈나 35㎜ 단렌즈 등으로 별을 찍었다. ‘장노출 기법’으로 촬영한 별 궤적은 다채로운 색을 띠고 있다. 작가는 이를 ‘바코드’에 비유했다. 기발한 상상력이다.
작가는 다중노출 기법으로는 별의 고유색을 찍었다고 한다.
주 작가는 “빛은 초점을 흐리게 하면 어두워지며 동그란 보케(bokeh)가 생긴다”며 “별 사진을 찍을 때 초점을 점점 흐리게 해서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을 겹치면 별의 고유색과 밝기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별빛의 밝기와 색으로 우주의 판타지, 궁극의 미학을 연출하고 싶었다”고 했다.
작가의 시도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별 사진에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중절모 쓴 남자’나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데즈카오사무의 만화 ‘우주소년 아톰’ 같은 캐릭터를 AI로 생성해 합성했다. 그는 이렇게 합쳐진 별 궤도 사진에 ‘휴먼 바코드(Human Barcode)’라 이름 붙였다.
셔터 시간을 길게 해서 촬영한 별 궤적을 대칭 구도로 연결해 만든 ‘만다라 시리즈’에 대해 작가는 “우주의 질서를 상징한다”고 했다. 그는 “행성들은 특정 궤도를 따라 한치도 어긋남이 없이 공전하며 질서를 이룬다”며 “우리 삶도 그렇다. 서로 관계를 맺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규칙과 질서를 만들어 간다”고 했다. 사진을 보노라면 명상에 빠져들게 된다.
그는 “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우주의 질서가 우리 삶과 놀랍도록 닮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이어 “별을 본다는 것은 우주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우리 자신과 존재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소중한 계기가 된다”며 이번 별 작품들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주 작가는 사진기자 출신으로 뉴스 사진은 물론 다큐멘터리, 인물, 포토 스토리, 여행, 풍경 사진 등 다양한 장르의 사진을 경험했다. 중앙일보 사진부장·영상에디터를 역임했다. 현재는 사진 전문 출판사인 도서출판 ‘아특사’·‘아주특별한사진교실’ 대표, 전시 기획자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아주특별한사진수업』(소울메이트, 2014)』,『사진, 그리고 거짓말』(아특사, 2018), 『산수화로 배우는 풍경사진』(아특사, 2019) 등이 있다.
주 작가의 이번 사진전은 2016년 '포란, 갤러리 이룸', 2018년 'COSMOS, 갤러리 순화동천'· '산수, 마루갤러리'등에 이은 7번째 개인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