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 알 나스르)가 도널트 트럼프(79)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마주해 성폭행 의혹 이후 8년 만에 미국 공식 석상에 섰다.
'디 애슬레틱', '데일리 메일' 등 외신들은 19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40) 왕세자의 방미를 기념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마련한 블랙 턱시도 만찬 행사에 호날두도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팀 쿡 애플 CEO, 국제축구연맹(FIFA) 잔니 인판티노 회장 등 글로벌 거물들이 총출동했다.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 개회사에서 호날두를 첫 번째 비정치인으로 이름을 언급했다. 그는 "내 아들 배런은 호날두의 큰 팬이다. 방금 만났다. 아들이 나를 조금 더 존중하게 된 것 같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배런 트럼프는 어릴 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구단 중 하나인 DC 유나이티드 유스팀에서 뛰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축구에 관심이 높다.
호날두의 백악관 방문은 여러모로 상징적이라는 평가다. 그는 2017년 독일 '슈피겔' 보도로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뒤 미국 방문을 피해왔다.
2009년 당시 한 미국 여성이 라스베이거스 펜트하우스에서 호날두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며 그를 고소했다. 슈피겔에서 이를 최초로 보도했으나 경찰은 사건의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호날두는 비밀 유지 합의서와 보상금 37만 5000달러(5억 4933만 원)을 여성에게 제시했고, 여성은 그 조건을 수락하고 침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법원은 2022년 "유출·도난된 문건을 근거로 한 소송"이라며 사건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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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의 미국 입국은 포르투갈 대표팀 일정 때문이기도 하다. 포르투갈은 2026년 3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미국과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며, 2026 북중미 월드컵 대부분이 미국에서 열린다.
다만 호날두는 아일랜드전에서 팔꿈치 고의로 사용해, 퇴장에 따른 FIFA 추가징계가 내려질 경우 조별리그 일부 결장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호날두는 최근 영국 방송인 피어스 모건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다. 꼭 만나 대화하고 싶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호날두는 이날 약혼자 조지나 로드리게스와 함께 참석했으며, 사우디 대표단과 함께 중앙 테이블에 배치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얼마나 긴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매체들은 "호날두가 8년 만에 미국 땅을 밟은 점과 트럼프와의 첫 공식 대면"에 관심을 보였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