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마녀' '사악한 마녀' 프레임의 결말....영화 '위키드:포 굿'

지난해 개봉돼 흥행 돌풍을 불러일으킨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 '위키드'가 후속편 '위키드: 포 굿(Wicked: For Good)'으로 다시 돌아왔다. 동명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지난해 11월 개봉해 국내에서 220여 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원작 뮤지컬의 매력을 살리고, 스크린의 마법으로 환상적인 세계를 선사하며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다. 원작의 2막에 해당하는 이번 영화에도 연출을 맡은 존 추 감독은 물론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 조나단 베일리, 제프 골드브럼, 양자경 등 배우들도 그대로 이어진다.

전편이 쉬즈 대학교에서 처음 만난 엘파바(신시아 에리보)와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의 관계가 갈등에서 우정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그렸다면, 속편은 두 사람이 외부의 힘에 의해 엇갈린 운명에 놓이고 이를 헤쳐가는 이야기다. 속편에선 거의 모든 캐릭터가 평탄하지 않은 과정을 겪는다. 마담 모르빌(양자경)과 가면을 쓴 마법사(제프 골드브러)는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글린다는 '착한 마녀', 엘파바는 '사악한 마녀'라는 프레임을 씌워 사람들을 선동한다. 엘파바는 사람들의 사랑을 잃는 것이 두려워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엘파바는 외로움을 딛고 불의가 지배하는 세상에 맞서고자 한다.

1년의 간격을 두고 개봉했지만 두 편은 처음부터 동시에 제작이 추진된 프로젝트다. 그러나 1막과 2막으로 전개가 치달으며 서사가 달라진 만큼 전반적인 극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마담 모르빌과 마법사는 더욱 사악해지고, 만인의 연인 같던 피예로(조나단 베일리)는 웃음기를 잃었다. '위키드'가 시각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빛'과 '어둠'의 세계를 균형 있게 펼쳐 보여줬다면, '위키드: 포 굿'은 '어둠'으로 크게 기울어졌다.

프로덕션 노트에 따르면, 촬영감독 앨리스 브룩스는 "'위키드'가 우리가 내리는 '선택'에 관한 이야기라면 '위키드: 포 굿'은 '결과'에 대한 이야기"라며 "두 영화가 시각적으로 뚜렷하게 대비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전편이 햇살과 생기로 가득했다면, 이번엔 어둠의 세계 속에서 깊이와 성숙함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것. 그러나 이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위키드'에서 볼 수 있었던 섬세한 감정 표현과 시각적 풍요로움은 줄고 다소 단조로워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볼거리는 여전하다. 글린다가 '버블'을 타고 날고, 엘파바가 빗자루를 타고 나는 장면도 아름답고 실감 나게 구현됐다. 디지털 망토 시뮬레이션까지 치밀하게 거친 결과다. 무지갯빛 튤립 밭은 약 100만 송이의 노란 튤립 밭으로 다시 피어났다. 영화는 200명 이상의 스태프가 70여 개의 세트, 17개의 스테이지, 5개의 야외 세트장, 3개의 로케이션을 오가며 촬영해 완성했다.

뮤지컬 속 명곡도 그대로 재현됐다. 원작 2막의 대표곡 '널 만났기에'(포 굿·For Good)에서는 엘파바와 글린다의 엇갈린 운명과 우정이 애절하게 표현되고, '비극의 시작'(No Good Deed)에서는 엘파바의 복잡한 감정이 드러난다. 원작 작곡가 스티븐 슈워츠는 엘파바의 '집과 같은 곳은 없어'(No Place Like Home)와 글린다의 '버블 속 소녀'(The Girl in the Bubble)를 새롭게 작곡했다.

프로덕션 노트에서 존 추 감독은 "이번 영화는 우정의 서사를 완성하는 장대한 결말"이라며 "슬픔 속에서도 희망이 공존하는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프로듀서 마크 플랫은 "가장 강력한 마법은 공감과 이해"라며 "음악, 마법, 스펙터클로 완성한 이야기이지만, 그 바탕에는 우리가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은가를 묻고자 했다"고 말했다.

19일 개봉 당일 '위키드:포 굿'은 사전 예매량 19만장에 달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예매량은 18만 5756장으로, 전체 예매율 1위(49.5%)였다.



이은주([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