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탈퇴에 WHO 구조조정 '삭풍'…"내년까지 2천여명 감원"
기금 18% 내던 미국 철수에 일자리 '4분의 1' 사라질 위기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년까지 전체 직원의 약 4분의 1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WHO의 최대 재정 지원국이었던 미국이 올해 초 탈퇴를 선언하면서 기금 규모가 대폭 줄어든 영향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WHO가 내년 중반까지 2천개 이상의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WHO는 이런 내용이 담긴 발표 자료를 조만간 회원국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올해 1월 기준 WHO 소속 직원 수는 9천401명으로 이 중 2천371명이 구조조정·퇴직·이직 등으로 WHO를 떠나게 된다. WHO는 지난 5월에도 고위직의 규모를 11명에서 6명으로 줄이며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이번 WHO 자료에 언급된 구조조정 대상에 이미 해고된 임시직·컨설턴트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을 더하면 구조조정 규모는 전체 조직의 최대 22%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WHO 측의 설명이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촉발한 것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탈퇴 선언이다. 미국은 전체 WHO 기금의 18%를 부담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정부 때에도 WHO를 탈퇴한 바 있다.
미국의 재정 지원이 끊기면서 2026∼2027년 WHO 본부 예산 중 약 10억6천만 달러(약 1조5천억원)가 펑크났다. 전체 예산의 4분의 1에 달한다.
다만 예산 지출 축소, 신규 모금, 회원국의 의무 분담금 인상 등으로 재정 펑크 규모는 소폭 줄었다고 WHO 측은 설명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WHO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임신 중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자폐아를 출산할 위험이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WHO가 공개 반박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같은 달에는 WHO의 '비전염성 질환에 관한 정치 선언'을 미국이 거부하면서 유엔 채택이 무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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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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