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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방세 고액체납자 중 '담배소비세' 관련 많은 이유

중앙일보

2025.11.19 00:06 2025.11.1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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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6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지방세 체납자 압류동산 공매'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물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매각 대상 물품은 명품 시계와 가방, 다이아몬드 반지 등 귀금속을 비롯해 미술품, 도자기, 골프채 등이다. 연합뉴스
1만명 넘는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이 새로 공개됐다. 지방세 부문에서는 담배소비세를 내지 않은 개인과 법인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지방행정제재·부과금 부문 1위는 김건희 여사 모친인 최은순씨였다.

행정안전부는 19일 신규 지방세 체납자 9153명과 지방행정제재·부과금 체납자 1468명 등 모두 1만621명의 명단을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 등에 공개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방세 부문 개인 체납자 1위는 서울 송파에 사는 최성환(56)씨로 담배소비세 324억5100만원을 내지 않았다. 담배소비세는 담배 제조자 또는 수입·판매업자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다. 예를 들어 궐련은 20개비당 1007원, 전자담배는 니코틴용량 1㎖당 628원 등이다. 최씨는 과거 전자담배 수입·판매일을 했었다. 3위는 인천에 사는 김민성(56)씨로 담배소비세 42억6500만원을 체납했다. 최성환·김민성씨 둘의 체납액만 367억1600만원으로, 개인 체납자 1~10위를 합친 체납액(569억3800만원)의 64.5%를 차지했다.

법인 체납자 1위 역시 담배도매업체인 엔에스티와이(대표자 정소라)로 담배소비세 209억9000만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4위는 전자담배 수입·판매업체인 라파엘코리아(대표자 김종규)다. 담배소비세 46억6100만원을 체납했다. 법인 체납자 1~10위에서도 담배소비세 체납액은 상당한 금액이다.

올해 유독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담배소비세 관련 체납자가 포함된 것은 전국 지자체가 2023년 전자·액상담배 등 수입업체나 업자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담배소비세 추징에 나서면서다. 과세 근거는 2022년 마련됐다. 명단 공개 기준은 지방세 등 1000만원을 1년 이상 체납한 자다. 지자체 관계자는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공개 대상자를 추리는데 올해 담배소비세 체납자들 역시 ‘1년 이상 체납’ 등 기준에 따라 명단에 오른 것”이라고 했다.

담배소비세를 제외한 고액·상습 체납자에는 지방소득세 46억7800만원을 내지 않은 이경석(35·경기도 의정부·개인 2위)씨가 있다. 또 지방소비세 50억6800만원을 체납한 부동산임대업체 자이언스트롱(대표자 와타나베 요이치·법인 2위), 취득세 48억6600만원을 내지 않은 부동산개발업체 지씨에이씨티컨소시엄(대표자 이태종·법인 3위) 등이 있다.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가 지난 4일 서울 광화문 KT 빌딩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행정제재·부과금 체납 1위는 최은순(79)씨다. 부동산 임대업자인 최씨는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 25억500만원을 내지 않고 있다. 최씨는 2013년 차명으로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 땅을 샀다. 이후 중원구청이 최씨에게 과징금 27억3000만원을 부과, 최씨가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한 바 있다.

행안부는 명단 공개 전에 지방세심의위원회 심의를 연다. 이후 체납자에게 소명 기회와 6개월가량의 기간을 준 뒤 최종 공개 여부를 확정한다. 이 기간에 그동안 밀린 체납액의 50% 이상을 내거나 공개 기준선인 체납액이 1000만원 밑으로 떨어지면 명단 공개에서 제외해준다. 올해 심의대상자 중 명단 공개를 꺼린 체납자 6109명이 875억원을 납부했다.

고액·상습체납자는 별도의 제재를 받는다. 체납액 1000만원 이상 명단공개자는 관세청이 수입 물품 압류·공매를 추진하고, 체납액 3000만원을 넘기면 출국이 금지된다. 5000만원 이상은 감치 처분이 내려질 수도 있다. 한순기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납세의무 이행은 국민의 기본 의무이자 정의의 출발점으로 고의적 체납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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