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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풀어 내린 김건희…"건강 이상" 들것에 몸 기댄 채 재판

중앙일보

2025.11.19 00:16 2025.11.19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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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우인성)에서 열린 9차 공판에 참석해 앉아 있다. 이날 재판부는 처음으로 김 여사의 재판 중계를 허용했다. 사진 서울중앙지법

김건희 여사의 재판이 19일 처음으로 중계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우인성)는 이날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공판기일을 열고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재판 중계 신청을 허용했다.

지난 9월 27일 1차 공판에서 김 여사가 피고인석에 앉은 모습이 공개된 바 있으나, 이는 언론사의 촬영 신청을 재판부가 허가한 데 따른 것이었다. 내란 특검과 달리 김건희 특검팀은 지금까지 재판 중계를 신청하지 않았다. 그러나 특검팀은 지난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19일 서증조사와 12월 3일 예상되는 피고인 신문 절차에 국한해 법원에 재판 중계방송 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진술서·녹취록 등 수사기록이 공개되는 ‘서증조사’ 절차 이전에 한정해 재판 중계를 허가했다. 재판부는 “서증에 산재하는 제3자의 개인정보 (생년월일, 주민번호, 전화번호, 주소, 계좌번호 등)의 공개에서 비롯될 수 있는 회복될 수 없는 법익침해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 서증조사 과정에서 피고인의 반론권이 즉시적으로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재판을 일부만 중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 여사는 이날 검은색 코트와 검정 정장 바지, 검은색 단화를 신고 법정에 나왔다. 흰색 마스크와 검정 테두리 안경을 쓴 채였다. 서증조사가 진행되면서 김 여사 입정 약 2분 뒤 재판 중계는 중단됐다. 김 여사는 서증조사 동안 고개를 푹 숙이거나 책상에 엎드린 채 검찰 측 설명을 들었다. 종이에 무언가를 써서 변호인에게 보여주거나 변호인과 귓속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金 "총재님께 비밀리에 인사드리겠다" 녹음 재생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지난 8월 21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이날 법정에서는 김 여사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주고받은 통화 녹음 파일이 재생됐다. 윤 전 본부장이 “저희가 교회만이 아니라 이렇게 학교나 전체 대한민국, 조직과 기업체까지 동원해서 한 건 처음”이라고 말하자 김 여사가 “총재님께 인사드려야 하는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비공개로 비밀리에 인사드리겠다”고 화답하는 내용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정치 브로커인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재판에서도 재생된 적 있는 녹음이다. 김 여사는 책상 위에 엎드린 채 녹음 파일을 들었다.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2022년 7월 24일 “여사님께 지난번과는 다른 아주 고가의 선물을 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시겠나”라고 보낸 메시지도 공개됐다. 특검 측은 이에 대해 “(그라프) 목걸이 전달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지난 5일 입장을 바꿔 전씨로부터 샤넬 가방 2개를 받아 샤넬 가방 3개와 구두 한 켤레로 바꾼 사실을 인정했지만,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서는 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이날 오후 3시쯤부터 김 여사는 건강 이상을 호소해 김 여사는 들것에 누워 몸을 기댄 채 재판을 받았다. 김 여사 측은 “피고인이 오늘 출정할 때도 어지러워서 몇 번 넘어졌다고 한다”며 “지금 상태가 안 좋은 것 같은데 돌려보내면 어떻겠나”라고 했다. 재판부는 퇴정 대신 피고인이 누워서 재판을 들을 수 있는 설비가 있는지 확인한 뒤, 침대형 휠체어를 법정으로 들고 와 앉아서 재판을 받도록 했다. 김 여사는 몸을 반쯤 기댄 채 남은 서증조사를 들었다.



최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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