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72억원의 대형 FA 계약을 통해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던 내야수 안치홍(35)이 키움 히어로즈로 이적한다. 안치홍은 19일 서울 잠실의 한 호텔에서 비공개로 열린 KBO 2차 드래프트에서 키움의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았다. 이로써 최근 2년간 몸담은 한화를 떠나 키움 유니폼을 입게 됐다.
2차 드래프트는 소속팀에서 기회를 받지 못한 후보 선수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지난 2011년 시작돼 2년마다 실시해왔고, 2021년 잠시 폐지됐다가 2023년 부활했다. 역대 주요 사례로는 2017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 베어스에서 LG 트윈스로 이적한 내야수 신민재(29)와 2년 전 SSG 랜더스에서 한화로 깜짝 이적해 충격을 안긴 외야수 김강민(43) 등이 있다.
2차 드래프트는 구단은 미리 35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하고, 보호되지 않은 선수 중에서 다른 구단이 순서대로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양도금은 1라운드 4억원, 2라운드 3억원, 3라운드 2억원이다. 올해 2차 드래프트에서 가장 먼저 이름이 불린 선수는 한화 내야수 안치홍이었다. 과거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던 안치홍은 2020년 첫 번째 FA 계약(2+2년 총액 56억원)을 통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롯데의 포스트시즌 갈증을 풀어줄 해결사로 기대를 모았지만 4년간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 못했고, 2023년 11월 한화와 FA 계약(4+2년 총액 72억원)을 맺어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그러나 안치홍은 한화에서도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3할 타율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 66경기 타율 0.172로 부진했고, 가을야구에선 엔트리조차 들지 못했다. 결국 한화는 안치홍을 35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택했고, 1순위 지명권을 쥔 키움이 안치홍의 이름을 가장 먼저 불렀다.
키움 관계자는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선 포지션과 관계없이 기량이 우수하고, 실질적으로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를 선발하는 데 초점을 뒀다. 1라운드에서 선발한 안치홍은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해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선 안치홍을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의 이동이 주를 이뤘다. 한화 오른손 투수 이태양(35)이 KIA로 이적했고, NC 다이노스 오른손 불펜 이용찬(36)은 친정팀인 두산으로 복귀했다. KIA 오른손 사이드암 임기영(32)은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는다. 구단별로는 키움이 안치홍을 포함해 가장 많은 4명을 지명했고, 롯데가 LG 왼손 투수 김주완(22)과 오른손 투수 김영준(26), 삼성 오른손 투수 최충연(28)까지 3명을 영입했다. NC와 한화, LG는 1명도 지명하지 않았다. 2차 드래프트 1·2라운드에서 지명된 선수는 2027년 안으로 반드시 1군 선수로 등록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