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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금리가 3.1%”… 시장금리 상승의 반전, 정기예금 9조 증가

중앙일보

2025.11.19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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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ATM기.연합뉴스.

최근 시중은행에 연 3%대 정기예금이 부활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자취를 감춘 지 10여 개월 만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17일 ‘신한 마이플러스 정기예금’의 1년 만기 최고 금리를 연 2.8%에서 3.1%로 올렸다. 우리은행도 14일부터 ‘우리 첫 거래 우대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1년 만기)를 기존보다 0.2%포인트 인상해 연 3%를 제공한다. 예금 첫 거래 고객에게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우대금리를 제외하더라도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일제히 오르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농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는 이달 18일 연 2.8~2.85%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KB 스타 정기예금’ 경우 지난 9월부터 6차례나 금리를 올렸다. 이 기간 금리는 총 0.35%포인트 상승해 현재 연 2.8%를 제공한다.

지난 9월 5대 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1년 만기 연 2.52%)와 비교하면 한 달 반 만에 최대 0.33%포인트 뛰었다. 그뿐이 아니다. 같은 기간 2금융권인 저축은행 79곳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연 2.68%)도 훌쩍 넘어섰다.

신재민 기자

예금 금리가 들썩이자 ‘예테크(예금+재테크)족’의 발길이 은행권으로 향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정기적금 포함)은 이달 17일 기준 1020조2628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8조9348억원 증가했다. 이미 지난 한 달 증가 폭(15조2720억원)의 약 60%를 채웠다. 3조원 가까이 감소했던 9월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은행들이 예금 금리 경쟁에 나선 것은 ‘예상 밖의 시장금리 급등’ 때문이다. 이달 들어 미국뿐 아니라 국내 투자자까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한풀 꺾였다. 여기에 국고채 발행 확대가 더해져 채권금리(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시장금리가 뛰면 은행의 자금 조달 창구인 은행채 발행 비용은 커진다. 그러다 보니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은 예금을 대출 재원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나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년 만기 은행채(AAA 등급) 금리는 이달 19일 연 2.821%로 연저점을 찍은 지난 7월 10일(연 2.497%)보다 0.3%포인트 이상 올랐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분간 시장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데다 연말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은행들은) 예금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며 “은행 간 예금 고객 모시기 경쟁이 불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금자와 대출자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다. 예금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도 함께 오른다. 특히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준거 금리인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는 은행이 실제 조달한 예금ㆍ채권금리 등을 반영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코픽스는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2.57%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인상했다. 두 달 연속 오름세다.




염지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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