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못 보는 손자에게 희망이 되고 싶어 하던 5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1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8월 14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노승춘(55)씨가 심장과 폐, 간, 신장을 기증했다.
고인은 아들의 생일을 하루 앞둔 8월 10일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평소 고인이 장기기증의 뜻을 주변에 밝혀왔다고 전했다. 특히 자신이 좋은 일을 하면 선천적인 시각 장애를 가진 손자가 언젠가 밝은 세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한다.
경기 파주시에서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고인은 밝고 활동적인 성격으로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했으며, 언제나 가족들을 먼저 챙기는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자영업과 공장 건설 업무 등 다양한 일들을 했으며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고인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사고가 있던 날까지도 성실히 일하며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고인의 아내 윤정임씨는 "아무리 힘들어도 힘든 내색 하나 없이 가족 생각만 하던 당신에게 고맙고, 너무나 많이 사랑한다"며 "당신이 지키고 싶어 했던 우리 가족 이제 제가 지켜줄 테니, 맘 편히 잘 지내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