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선(64)씨는 지인의 권유로 파크골프를 시작한 지 6년째다. 파크골프는 ‘공원에서 즐기는 미니 골프’로, 채 1개로 간편하게 티샷부터 퍼팅까지 할 수 있다.
오씨는 “실수를 해도 골프처럼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다. 배우기 쉽고 초보자도 라운드가 가능하다”며 “나이 든 여성에게 특히 좋다. 친구들과 함께 4시간을 걷다 보면 우울증이 생길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골프는 한 번 치면 30만원 정도 든다. 파크골프는 매일 쳐도 부담이 없다”고 예찬론을 폈다.
그는 “나이에 대한 경계도 없다”며 “아버지가 90세인데, 얼마 전에 모시고 함께 라운드했다. 특별한 경험을 했다며 즐거워하셔서 효도한 기분이었다”라며 미소 지었다. 취미로 시작한 파크골프가 삶의 터전이 됐다. 그는 지금 동국대 파크골프최고위과정에서 지도교수로도 일하고 있다.
파크골프는 시니어의 ‘생활’을 바꾸는 생활 스포츠다.
춘천 파크골프장에서 만난 권중헌(83)씨는 5년 전 파크골프를 시작했고, 4년 전부터 아내와 함께 즐기고 있다. 친하게 지내는 다른 부부와 4인조로 일주일에 세 차례 정도 라운드를 즐긴다.
그는 “그냥 만보 걷기를 하면 힘든데, 파크골프는 18홀을 두 바퀴 정도 돌면 8000보가 금세 나온다”고 말했다.
아내 이영애(79)씨는 “함께 햇볕을 쬐면서 잔디를 걸으며 운동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4~5년 전부터 골감소증으로 고생했는데 지난해부터는 병원에서 정상이라고 하더라. 파크골프 효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씨는 “노인들이 친목을 다지면서 운동까지 할 수 있으니 이건 국가적 차원에서도 이득 아니냐”며 “더 많이 투자하고 경기장도 더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반 라운드를 한 이경순(72)씨는 “공지천을 걷자고 할 때는 짜증 내던 남편이, 파크골프 치자고 하면 말없이 따라 나온다”며 웃었다.
화천 산천어파크골프대회에서 만난 신중열(70)씨는 “내가 사는 양양은 경기장 여유가 있어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거의 매일 파크골프를 친다”고 말했다.
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이 있는 그는 오후에는 초등학생들에게 파크골프를 지도한다. 동호인, 선수, 지도강사 1인 3역을 하는 그는 “초등학생 아이들도 파크골프를 좋아한다. 육체, 정신, 사회적 건강에 모두 도움이 되는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윤몽룡(68)씨는 파크골프 입문 2년 차지만 올해 서울시협회장기, 서초구협회장기 등 각종 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골프를 오래 쳤는데 파크골프는 대회에 참가하기가 쉽다. 선수로 뛰니까 더 흥미를 가지고 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혁 대한파크골프협회 홍보 담당은 “협회가 주최·후원하는 대회가 올해 70여 개에 이른다. 전국 220개 시군구 협회가 여는 대회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고 설명했다. 신봉태 동국대 교수는 “서울에는 파크골프장을 지을 곳이 없어 스크린 파크골프장이 급증하고 있다”고 파크골프 열풍을 소개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시니어의 건강 증진에 스포츠만큼 효과적인 건 없다”며 “꾸준히 생활체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체육회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