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여자부 ‘만년 꼴찌’ 페퍼저축은행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탄탄해진 공수 전력을 앞세워 마침내 약체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V리그 여자부 코트 판도도 새로워지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8일 광주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올 시즌 6승2패로 2위(승점 16)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여자부 제7구단으로 탄생한 페퍼저축은행은 그간 최하위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워낙 기초 전력이 약한데다가 사령탑도 여러 차례 바뀌면서 매년 중심이 흔들렸다. 그 결과, 창단 후 4년 연속 최하위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았다.
올 시즌은 이야기가 다르다. 아포짓 스파이커 조이 웨더링턴(24·미국)과 미들 블로커 시마무라 하루요(33·일본)가 동반 활약하면서 공격 활로가 넓어졌다. 조이는 공격성공률 46.65%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고, 시마무라는 적재적소 이동공격과 속공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현대건설전에선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고예림(31)의 선전도 눈부셨다. 올 시즌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해 줄곧 교체로만 나섰던 고예림은 이날 선발로 나와 14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은 42.86%로 순도가 높았고, 승부처에서 강했다.
페퍼저축은행 선전에는 숨은 비결도 있다. 바로 ‘안방 불패’ 행진이다. 올 시즌 홈 5경기 전승. 특히 전체 6승 중 5승을 모두 광주에서 기록할 만큼 홈 기세가 심상치 않다. 여자부 1위는 한국도로공사(7승1패·승점19)다.